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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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좋겠다, 마량에 가면'의 그 마량

2020 강진, 장흥, 해남 탐방 ⑥ 마량에 가서이재무의 시 '좋겠다, 마량에 가면'의 그 마량 전남 강진군 마량면 (2020.1.12)   마량포구 / 전남 강진군 마량면    '좋겠다, 마량에 가면'이란 이재무의 시가 있다. '몰래 숨겨 놓은 애인 데불고 / 소문조차 아득한 포구에 가서 / 한 석 달 소꿉장난 같은 살림이나 살다 왔으며' 하는 글로 시작한다. 누구는 이 글을 로망이라 말하고, 누구는 아주 가지 않으니 다행이라 그런다. 로망을 가지고 있지만 일상으로 돌아와야 하는 현실이 글에 녹아 있다. 다음 구절은 '한나절만 돌아도 동네 안팎 / 구구절절 훤한, 누이의 손거울 같은 마을 / 마량에 가서 빈둥빈둥 세월의 봉놋방에 누워'로 이어진다. 강진까지 갔으니, 마량이 궁금하여 마량에 갔다. 마량은..

대구면 고려청자 가마터 / 고려청자 생산 중심지

2020 강진, 장흥, 해남 탐방 ⑤ 대구면 고려청자 가마터고려청자 생산 중심지 전남 강진군 대구면 사당리 (2020.1.12)     고려청자는 세계에 내세울 수 있는 우리 문화유산이다. 우리나라에는 400여 기의 옛 가마터가 있는데, 강진군 대구면 부근에만 180여 기가 있다. 이곳은 고려청자 생산 중심지요, 관요가 모여 있어서 우리가 박물관에서 보는 상감청자들은 이곳에서 생산한 것이 많다.  고려청자는 철분이 섞인 흙으로 그릇을 빚고, 거기에 유약을 발라 구워서 유약 속에 철분이 청록색으로 변한 자기를 말한다. 이곳에 가마터가 많이 들어선 이유가 있었다. 우선 주변에서 도자기 흙이 풍부하고, 산에서 땔감을 구하기 쉬우며, 가마를 만들만한 적당한 경사가 있는 언덕이 있고, 제품을 운반하는 뱃길이 가깝..

강진 전라병영성 / 조선시대 전라도 육군총지휘부가 있던 곳

2020 강진, 장흥, 해남 탐방 ④ 강진 전라병영성조선시대 전라도 육군 총지휘부가 있던 곳 전남 강진군 병영면 성동리 (2020.1.12)   강진 전라병영성    전라병영성은 조선시대 전라도 육군 총지휘부이다. 병영성이 강진에 자리 잡은 것은 조선시대 태종 때(태종 17년. 1417년)이다. 병영성의 위치는 월출산 동남동쪽으로 월출산이나 장흥읍, 강진읍에서 비슷한 거리인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목포에서 월출산 아래로 지나가는 2번 국도가 병영면을 지난다. 통영시가 수군통제영이 있어서 통영이 되었듯, 병영면도 병영이 있어서 정한 행정구역 이름이다.  성벽은 1060m로 평지에 세운 작은 성으로 동서남북에 옹성이 있는 성문이 있고, 일부는 적군을 지키는 용도인 치성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곳 병마절도사가..

월남사터 삼층 석탑과 석비 / 늘씬,우아한 석탑과 호걸풍의 석비

2020 강진, 장흥, 해남 탐방 ③ 월남사터 삼층 석탑과 석비늘씬하고 우아한 석탑과 호걸풍의 석비 전남 강진군 성전면 월남리 (2020.1.12)※ 중요문화재 월남사터 삼층 석탑 (보물 제298호), 진각국사비 (보물 제313호)      무위사에서 차밭을 따라 2.5㎞ 동쪽으로 가면 금릉 경포대 계곡 입구이고, 거기서 0.5㎞를 더 가면 탑전마을 입구에 월남사터가 있다. 월남사는 고려말 무신정권 때 창건하고, 조선 후기에 폐사된 것으로 본다. 정확한 년도는 기록에 남아있지 않다. 폐사지에 들어서면 비각이 보이고, 발굴을 하기 위해 판막이를 한 옆에 석탑이 보인다.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늘씬하고 우아하다. 뒤쪽 월출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더 훤칠해 보인다. 높이 7.4m, 기단 한변은 2m인 석탑..

월출산 금릉경포대 계곡길 / 겨울 계곡도 푸르다

2020 강진, 장흥, 해남 탐방 ② 월출산 금릉 경포대 계곡길겨울 계곡도 푸르다 전남 강진군 성전면 (2020.1.13)      무위사에서 동쪽으로 가는 길 2.5㎞에는 차밭이 늘어섰고, 차밭이 끝나는 왼쪽으로 모퉁이 숲에 월출산 금릉 경포대 계곡길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인다. 월출산 산행은 천황사에서 도갑사로 가는 종주길을 많이 이용하는데, 경포대 계곡에서 월출산 정상 천황산을 돌아서 내려오면 6.7㎞로 3시간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짧게 걷는 길로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산행을 하지 않고 산 아래에서 가볍게 걷는 길도 몇 곳 있다. 경포대 주차장에서 경포대 삼거리까지 걷는 경포대 계곡길(2.8㎞. 2시간), 도갑사길(도갑사 주차장~자연관찰로. 3.8㎞. 2시간), 정약용 유배길 (사자저수지..

월출산 무위사 / 소박하고 단정한 절집

2020 강진, 장흥, 해남 탐방 ① 월출산 무위사(無爲寺)소박하고 단정한 절집 전남 강진군 성전면 월하리 (2020.1.12)  ※ 중요 문화재극락보전(국보 제13호), 아미타여래 삼존 벽화(국보 제313호), 선각대사 부도비 (보물 제507호),백의관음도(보물 제1314호), 내면사면벽화(보물 제1315호)    월출산이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무위사     무위사는 월출산 동남쪽 강진에 있는 절로 617년 신라 진평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고찰이다. 절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바로 앞에 단아한 글씨체로 쓴 월출산 무위사(月出山無爲寺) 일주문이 보인다. 무위(無爲)란 노장철학에서는 인위(人爲)를 가하지 않는 것인데, 불교에서는 인위에 따라 이룬 것이 아니라 생멸(生滅)의 변화를 떠난 것이라 한다. 보..

까치집은 어떻게 지을까?

까치집은 어떻게 지을까? 까치는 '갗갗' 우는 새라 '갗+이"가 가치가 되었다가 까치로 부르게 되었다는 새이다. 까치는 북반구에 사는 새인데, 우리나라처럼 사람 사는 주변에 많이 사는 것은 드물다고 한다. 아마도 길조라고 해서 보호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먼 섬을 제외하고 어디서든 볼 수 있다. 까치가 울면 반갑다는데 낯선 사람이 오기에 울고 경계하는 의미이다. 이제 까치설이 지나면 까치가 집을 지을 때가 되었다. 음력 설날 전날이 까치설인데, 작은설이란 뜻인 아치설이 변한 것이란 얘기다. 까치는 동네에 있는 큰 나무에다가 집을 짓는다. 천적의 침입을 막는 높은 곳에 바람에 잘 흔들리지 않는 위치에 자리 잡는다. 까치집이 높이 있으면 그해는 덥고 풍년이 들고, 낮게 지으면 태풍이 온다는 말이 있다. 까치..

창경궁 온실에서 본 남부지방 나무

창경궁 온실에서 본 남부지방 나무 창경궁에서 온실을 연 것은 1909년으로 110년이 지났다. 온실은 크지 않아서 많은 수종을 들여놓지 못하였다. 왕궁의 온실이니 애당초 과욕은 부리지 못했을 것이고, 관상용으로 키우는 역할에 만족하는 정도였을 것이다. 한겨울에 몇 가지 꽃을 보거나, 희귀한 작은 나무들이나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나무를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창경궁 온실 ▼ 광나무(물푸레나무과) 윤이 나는 나무라는 뜻인 제주 방언 '꽝낭'을 바탕으로 광나무라 정하였다. 동백나무 잎과 비슷한데, 잎 표면은 햇빛이 비치면 광택이 난다. ▼ 구골나무(물푸레나무과) 열매에 구연산 성분이 있고 뼈 질환에 좋은 약재라서 구골나무라 하였다. 잎은 뾰족 나온 개수가 많고, 톱니 굴곡이 크고, 폭이 좁다. ▼ 구실잣밤나무..

조오현의 시 ' 내 울음소리' 외

조오현의 시 '내 울음소리' 외 한 해가 가고 다른 한 해가 왔다. 지난해 달력을 치우려고 하였더니, 아내가 마음에 드는 사진을 오린 자리 밑에 몇 편의 글이 있었다. 재작년에 돌아가신 무산(霧山) 조오현 스님의 시였다. 스님은 설악산 절에서 살면서 마음에 닿는 선시 수 편을 남겼다. '아득한 성자'에서는 '하루'에 담긴 영원을 깨닫지 못한 채 하루하루 아득바득 살기만 한다면 과연 하루라도 제대로 산 것이냐고 묻고, 본인이 죽은 후 '눈먼 뻐국새의 슬픔이라도 자아낼까'라며 채찍질하였다. 부지런히 자신을 살펴보라는 말씀이다. 물거품을 보지 말고 넓은 바다를 보라는 말씀이다. 동해 / 강원도 동해 내 울음소리 한나절은 숲 속에서 새 울음소리를 듣고 반나절은 바닷가에서 해조음 소리를 듣습니다 언제쯤 내 울음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