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계곡산행 59

어비산 / 아름다운 어비계곡, 부드러운 산세

어비산(魚飛山. 826.7m) 아름다운 어비계곡, 부드러운 산세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2010.7.4) 어비산장-725봉-어비산-어비계곡-어비산장 (5.7㎞. 약 3시간) 양평 문호리에서 중미산휴양림을 지나 농다치고개를 넘어서면 용문산 쪽으로 뻗은 산들이 구름 속에 살짝 가려 있다. 유명산으로 부르는 마유산(馬遊山) 들어가는 왼쪽이 어비계곡이다. 고기(魚)가 날아다닐(飛) 정도로 많다고 붙은 이름이다. 산길은 부드럽고 400이 넘는 표고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능선 오르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능선에 오르면 중미산, 마유산, 대부산, 어비산이 차례로 보이고, 정상에 서면 용문산이 바로 앞에 있다. 조금만 올라서도 산 높이가 훤칠하여 눈길은 시원하고 바람이 청량하다. 능선에 있는 소나무도 아름답지만 어비계곡..

주금산 / 산세가 부드럽고 아름다워 비단산

주금산(鑄錦山. 814m) 산세가 부드럽고 아름다워 비단산 남양주시 수동면, 포천군 내촌면 (2010.2.28. 흐린 후 맑음. 2~10℃) 몽골문화원-비금계곡-합수점-585봉-795봉-주금산-사거리-사기막-47번 도로 (5시간) 운악산이 있는 한북정맥에서 갈라져 내린 천마지맥은 주금산 천마산 예봉산을 거쳐 두물머리까지 맥을 이어간다. 주금산은 비단을 펼친 것처럼 아름다워서 부을 주(鑄) 비단 금(錦), 주금산이다. 정상에 서면 이름대로 수려하고, 비단을 펼친 듯 물결치듯 아름다운 능선이 펼쳐진다. 몽골문화원 뒤로 올라가는 비금계곡 또한 수려하다. 투닥투닥 뿌직뿌적 봄이 오는 전주곡이 계곡에서 들린다. 산은 계곡 얼음이 갈라지는 소리로 봄을 시작한다. 이 소리가 산으로 올라가 들풀을 깨우고 나무를 깨운다..

방태산 / 맵찬 겨울바람, 호쾌한 설산 능선

방태산(芳台山 1443.7m) 맵찬 겨울바람, 호쾌한 설산 능선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2009.12.6. -8.6~0.6℃)휴양림-적가리골-지당골-주억봉삼거리-구룡덕봉(1388.4m)-매봉령-적가리골-휴양림(6시간 반)  눈 온다 하여 길을 나섰다. 산에 쌓인 눈이 점점 더 많아지고 산 밑 도로도 눈길이었다. 나뭇가지엔 눈떨기요 조릿대는 눈 속에서 파릇하다. 눈 녹은 물이 얼음장 사이로 흘러 계곡을 겨울답게 하였다. 향기롭고 아름다워 방태산이라 하였는데 겨울 방태산은 다르다. 사람 발길이 한적한 산허리를 올라서니 무릎까지 눈에 빠졌다. 맵찬 바람이 발길을 더 힘들게 하였다. 찬바람에 귀는 아리고  손은 얼어 감각이 무디어져 갔다. 방한복과 장갑으로 한 겹 더 무장하고 언 손을 움직여가며 눈을 헤쳐 나갔..

점봉산 흘림골 주전골 / 산세 아름답고 물길 깊은 산

점봉산 흘림골 주전골 산세 아름답고 물길 깊은 산 강원도 양양군 서면 오색리(2009.9.12) 흘림골-등선대(952m)-주전골-오색석사-오색주차장 (4시간) 다섯 가지 색깔 꽃이 피는 나무가 자란다 하여 오색이라 하고, 구름과 안개 끼는 날이 많아 골이 늘 흐리다 하여 흘림골이요, 엽전을 만들어낸 곳이 있었다 하여 주전골이라 이름을 얻었다. 강선리쪽 산세는 수더분하고, 오색리쪽 산봉은 씩씩하다. 강선리쪽 산은 수수하며, 오색리쪽 산은 화려하다. 한계령이 점봉을 갈라 놓았지만 설악의 아름다움과 씩씩함을 빼어 닮았다. 강선리 곰배령은 들꽃으로 넘치고 흘림골 주전골은 물길로 골이 깊어, 심산 물소리에 취하고 첩첩 산봉 풍경에 흠뻑 취할 수 밖에 없다. ※ 참고사항 1. 강선리쪽과 한계령쪽은 2026년까지 자..

육백산 오지산행, 성황골 이끼폭포

육백산과 성황골 이끼폭포 / 첩첩산중 육백산 오지산행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2009.7.4) 황새터-오지 코스-육백산(1244)-장군목-육백 지맥-도마재-이끼폭포-큰말-산터마을 정선 두문동재를 넘고 삼척 통리재를 넘어 깊고도 깊은 오지마을 도계읍 황조리에 다다른 것은 서울서 버스로 4시간반이나 열심히 달려 정오가 다되어서였다. 한 시간은 숲길을 새로 만들어 나가야 하고 뱀이 있을지 모르는 길이라 긴 막대를 들었다. 풀쐐기에 물리고 숲에 긁히고 비온 뒤라 미끌하고 낙엽이 깊어 오름이 더뎠다. 천지에 널린 복분자를 입에 털어 넣으며 비 오듯 땀을 흘렸다. 숲길을 차고 임도에 다다르니 초롱꽃과 꿀풀이 지천이다. 육백산 아름답고 울창한 숲길이 갑자기 호젓하다. 해발 천 고지가 넘는 산들이 호위하고 정상 넓은 ..

북설악 마산봉 / 새이령 옛길과 물굽이 계곡길

마산봉(1052m) 새이령 옛길과 물굽이 계곡길 강원도 고성군 (2009.6.27) 알프스리조트-대간길-마산봉-병풍바위(1058)-전망바위-큰새이령(641)-마장터-물굽이 계곡-흘리 계곡-흘리 강원도 고성은 대한민국 최북단이요, 마산봉 일원은 북으로 산행하는 백두대간 마지막 구간이다. 날씨가 좀 더웠지만 최북단이라 더위가 좀 덜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길을 떠났다. 고추잠자리가 맴을 도는 날씨인데, 몇 주 산을 쉬었더니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른다. 오르막은 항상 힘들다. 마산봉에서 가까이 북측 산이 보인다. 작은 능선 두어 개만 넘으면 바로 금강산이다. 새이령 건너보는 신선봉도 올라보면 금강산 신선봉이라고 되어있다. 신선봉은 미시령을 사이에 두고 설악산 황철봉과 마주 보고 있는 산으로 지금은 자연휴식년 제한 ..

백운봉 / 구름 머무는 산, 풍성한 함왕골 계곡

백운봉(941m) 구름이 머무는 산, 풍성한 함왕골계곡 양평군 옥천면 용천 2리, 용문면 연수 1리 (2008.8.23) 용천 2리 주차장-사나사-함왕골-삼거리-865봉-고개-백운봉-고개-함왕골-사나사-주차장(7시간 반) 서울에서 양평 가는 길 옥천 부근에 삼각형으로 뾰족 솟은 산이 백운봉이다. 용문산 줄기 맨 앞에 우뚝 버티고 서서 멀리서도 뚜렷하다. 히말라야를 다녀온 산꾼들은 그 모양새가 에베레스트 어구에 푸모리봉을 닮았다고 '용문산 푸모리봉'이라 부른다. 밤새 비가 그쳐 산정은 구름 위에 삐죽 내밀고 있다. 산 입구에 맨 처음 만나는 절이 사나사이다. 사나사는 고려 때 보우국사 부도가 있는 유서 있는 사찰이다. 용문사 명성에 밀려있기는 하지만 소나무와 바위와 계곡이 풍성하여 도를 닦을만한 절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