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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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산

마리산 摩利山 摩尼山 (486m) 강화군 화도면 '마로'는 '꼭대기', '으뜸'의 뜻을 가진 토박이 말로서 삼국시대 인명과 관명으로 많이 쓰였다. 지금의 마루,마리,머리,뫼 등이 모두 이 말과 관련이 있다. 마리산은 원래 단순한 '뫼' 또는 '머리(머리산)의 뜻인 '마리'로 불러 왔다.이 산을 지도에서 마니산으로 표기하고 있는데 원래 이름이 '마리산'이다. 지금도 현지 주민은 이 산을 마리산으로 부르고, 산 밑에 지금도 '마리산초등학교'가 자리하고 있고,산 주위의 초중고등학교 교가 가사도 모두 '마리산'으로 부르고 있다. '마니산'은 분명 잘못된 표기이고, '마리산'이 올바른 표기이다. 이 산은 오랜 옛날부터 그렇게 불러왔고, 지금도 현지 주민들 대부분이 그렇게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노고단

노고단 老姑壇(1506m)전남 구례군 토지면/마산면 단壇은 '높게 만든 자리' 또는 '흙이나 돌로 쌓아 올린 제사터'의 뜻이다. 산꼭대기가 평탄해서 멀리서 보면 마치 제단과 비슷하다 하여 붙이는 경우다. 노고단은 우리 말로 '할미단'이 되는데, 이는 도교에서 온 말이다. 할미는 국모신인 서술성모西述聖母를 말하며, 선도성모仙桃聖母라 하여 신으로 숭배한 일이 있는데, 바로 이 성모를 말한다. 노고단은 지리산을 지키는 여신 마고할미仙桃聖母가 도승 반야般若를 기다리다가 죽은 이 곳에서 제사를 지내기 위하여 단을 쌓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하고 있다.

이병기 시 '비'

비                                이병기    짐을 매어 놓고 떠나려 하시는 이날어두운 새벽부터 시름없이 내리는 비내일도 내리오소서 연일 두고 오소서부디 머나먼 길 떠나지 마오시라날이 저물도록 시름없이 내리는 비저으기 말리는 정은 나보다도 더하오잡았던 그 소매를 뿌리치고 떠나신다갑자기 꿈을 깨니 반가운 빗소리라매어둔 짐을 보고는 눈을 도로 감으오

한국의 산

한국의 산                                    가덕산 858.1m 경기 가평 북면, 강원 춘천 서면 가라산 580 경상남도 거제시 남부면 다대리 가래봉 585 경상남도 거제시 남부면 가령산 642 충청북도 괴산군 가리봉 1,519m 강원 인제 가리산 1,051m 강원 홍천 두촌면, 화촌면 가리산 774 경기도 포천군 이동면 장암리 가리왕산 1,561m 강원 정선 북면, 평창 진부면 가마봉 925 강원도 홍천군 내촌면, 인제군 남면 가산 902 경상북도 칠곡군 가섭산 710m 충북 음성 가야산 1,430m 경남 합천 가야면, 거창, 경북 성주 가야산 189 전라남도 나주 가야산 497 전라남도 광양시 광영동 죽마동 가야산 678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해미면 가은산 575 충청..

김장호 시 '나는 아무래도 산으로 가야겠다'

나는 아무래도 산으로 가야겠다 김장호 나는 아무래도 산으로 가야겠다. 그 외로운 봉우리와 하늘로 가야겠다. 묵직한 등산화 한 켤레와 피켈과 바람의 노래와 흔들리는 질긴 자일만 있으면 그만이다. 산허리에 깔리는 장밋빛 노을, 또는 동트는 잿빛 아침만 있으면 된다. 나는 아무래도 다시 산으로 가야겠다. 혹은 거칠게, 혹은 맑게, 내가 싫다고는 말 못 할 그런 목소리로 저 바람 소리가 나를 부른다. 흰구름 떠도는 바람부는 날이면 된다. 그리고 눈보라 속에 오히려 따스한 천막 한동과 발에 맞는 아이젠, 담배 한 가치만 있으면 그만이다. 나는 아무래도 다시 산으로 가야겠다. 떠돌이의 신세로. 칼날 같은 바람이 부는곳. 들새가 가는길, 표범이 가는 길을 나도 가야겠다. 껄껄대는 산사나이의 신나는 이야기와 그리고 기..

신경림 시 '산에 대하여'

산에 대하여                             신경림 산이라 해서 다 크고 높은 것은 아니다 다 험하고 가파른 것은 아니다 어떤 산은 크고 높은 산 아래 시시덕거리고 웃으며 나지막이 엎드려 있고 또 어떤 산은 험하고 가파른 산자락에서 슬그머니 빠져 동네까지 내려와 부러운 듯 사람 사는 꼴을 구경하고 섰다 그리고는 높은 산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순하디 순한 길이 되어 주기도 하고 남의 눈을 꺼리는 젊은 쌍에게 짐짓따뜻한 사랑의 숨을 자리가 되어주기도 한다. 그래서 낮은 산은 내 이웃이던 간난이네 안방 왕골자리처럼 때에 절고 그 누더기 이불처럼 지린내가 배지만 눈개비나무 찰피나무며 모싯대 개쑥에 덮여 곤줄박이 개개비 휘파람새 노랫소리를 듣는 기쁨은 낮은 산만이 안다 사람들이 서로 미워서 잡아죽..

김장호 시 '내게는 산이 있다'

내게는 산이 있다                             김 장 호   하늬바람에 새떼가 떨어지듯황량한 하늘가에 나무 한 그루벗을 것 다 벗어도 거기눈 감고 의지할 산이 있듯이내게는 산이 있다.여우 눈물 짜내는 황홀한 추위 속 가지 끝에 아려오는 겨울맛도 한창이다.눈이 가닿는 데까지허옇게 눈 덮여 시퍼런 설계(雪溪),어둡기 전에 이골을 빠져나야 할텐데눈에 눈물 눈이 묻어 눈물땀까지 범벅되어 허우적이며 고꾸라지며가도 가도 제자리 정신 없구나.밭은 기침소리 하숙집 골목안연탄 손수레에 눈발은 흩날리고,부황기에 절은 보리고개를 이고어머니는 어디만큼 오고 있는가.헤드 램프를 켜라덫은 산에도 있다허공에도 발밑에도,아니, 네가 데불고 온 인간이,간교함이 덫을 만들어 너를 노린다.이 겨울이 다 하면 방황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