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동티베트 49

Ⅱ-7. 스꾸냥산(다꾸냥봉) 산행 ④ 정상 하산

동티베트 배낭여행 Ⅱ-7 5일째 (2016.5.19. 흐린 후 맑음) 스꾸냥산(다꾸냥봉) 산행 ④ 정상 하산 정상 안부(4,894m)-과도영(해발 4,347m) 다꾸냥(大姑娘)의 허락을 얻지 못하여 철수를 시작하였다. 바람이 그치기를 기다릴까 하였으나 시간이 지나면 저체온증으로 버틸 수가 없다. 로프가 없어 빙판길도 무리다. 내려올 때가 더 염려되기 때문이다. 더 이상 미련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 뒤를 돌아보니 바람이 몰아치는 구름의 움직임은 여전하였다. 아쉬움에 우리가 아침 출발시간을 너무 지체하였나 생각하였다. 무슨 소용이랴. 다 지나간 일이요, 산에서 넘침은 경계할 일이다. 급사면 하산은 더욱 조심스럽다. 조심스럽게 중심을 잡으려다가 오히려 눈구덩이에 깊게 빠져서 옆 사람이 꺼내주기도 하였다...

Ⅱ-6. 스꾸냥산(다꾸냥봉) 산행 ③ 과도영에서 정상으로

동티베트 배낭여행 Ⅱ-6 5일째 (2016.5.19. 흐린 후 맑음) 스꾸냥산(다꾸냥봉) 산행 ③ 과도영(過渡營)에서 정상으로 과도영(해발 4,347m)에서 정상 안부(4,894m)까지 잠결에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새벽 3시 반이다. 식사를 하고 움직여야 할 시간이다. 늦으면 바람이 불어 정상에 오르지도 머물지도 못한다. 온천지가 눈에 덮였다. 밤새 눈이 등산화 코 높이 보다 더 내려 철부덕철부덕 하는 발자국소리가 더욱 긴장을 가져오게 한다. 시에라컵과 숟가락을 들고 눈 덮인 마당을 지나 건너편 껌껌한 주방으로 갔다. 한 그릇을 받아 넘기니 목젖이 따뜻하다. 허기가 질까 봐 반 그릇을 더 먹었다. 랜턴이 깜빡깜빡한다. 수명을 다 한 것이다. 용의주도한 친구로부터 예비전지를 받아 불빛을 밝게 하였다..

Ⅱ-5. 스꾸냥산(다꾸냥봉) 산행 ② 노우원자에서 과도영까지

동티베트 배낭여행 Ⅱ-5 4일째 (2016.5.18. 맑은 후 눈) 스꾸냥산(다꾸냥봉) 산행 ② 노우원자(老牛園子)에서 과도영(過渡營)까지 노우원자(해발 3809m)-대해자(大海子.해발 3813m)-과도영(해발 4347m) (5.32㎞. 4시간 14분) 잠들기 전엔 무지 추웠는데 눈만 감으면 금새 잠드는 특기가 여기서도 발휘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텐트는 따뜻하였다. 순전히 사람의 체온으로 데운 열기였다. 옆 텐트 대원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텐트를 여니 성애가 툭툭 떨어진다. 기온은 차나 바람이 없다. 계곡물 흐르는 소리는 연신 들리고, 새가 숨 돌릴 틈도 없이 지저귄다. 그 놈들은 고산 증세도 없나 보다. 운동화를 신고 풀밭으로 나섰더니 발이 시리다. 두 분의 고산증세는 어제와 같다 하였다. 다음 캠프..

Ⅱ-4. 스꾸냥산(다꾸냥봉) 산행 ① 장평촌에서 노우원자까지

동티베트 배낭여행 Ⅱ-4 3일째 (2016.5.17. 맑음) 스꾸냥산(다꾸냥봉) 산행 ① 장평촌에서 노우원자(老牛園子)까지 일월산장(해발 3206m)-석판열-석조대-노우원자 (해발 3809m) (8.75㎞. 5시간 35분) 아침에 입산 문표를 끊고서 스꾸냥산 산행을 시작하였다. 도전은 값진 것, 그 에너지에 불을 붙여 산을 오른다. 산은 처음 30분이 제일 힘든 법, 고산 산행은 더욱 그렇다. 어젯밤 전기가 나가서 전기담요가 기능을 못하여 아침이 으스스하였기에 이것저것 입고 시작한 오름길은 숨을 더욱 헐떡이게 만들었다. 능선까지 이르는 동안 가뿐 숨을 몇 번씩 몰아친다. 다시 옷차림을 정리하고, 길가에 핀 두견화와 아기진달래를 구경하면서 느리게 걸었다. 짐을 실은 말들은 콧김도 내지 않고 잘도 오른다. ..

Ⅱ-3. 스꾸냥산이 있는 일륭 가는 길

동티베트 배낭여행 Ⅱ-3 2일째 (2016.5.16. 맑음) 스꾸냥산이 있는 일륭(日隆) 가는 길 스꾸냥산(四姑娘山)은 일륭에 있다. 스꾸냥산은 4개의 봉우리를 모두 이르는 말이기도 하고, 제일 높은 봉우리를 가리키기도 한다. 4개의 봉우리 중에서 맏이가 제일 낮은 다꾸냥봉(大姑娘峰. 5038m) 이고, 둘째는 얼꾸냥봉(二姑娘峰 5454m), 셋째는 산꾸냥봉(三姑娘峰 5355m), 막내가 제일 높은 야오메이봉 또는 스꾸냥봉(6250m)으로 부른다. 실제 팜플랫에는 5355, 5454, 5664, 6250으로 나와 있지만 일단 GPS로 측정한 수치이면서 그곳 주민들이 말하는 수치를 기준으로 삼으려 한다. 꾸냥(姑娘)이 아가씨란 말인데, 요마와 싸우다 희생된 네 아가씨를 산 이름으로 삼았다. 쓰촨 성에서 공..

Ⅱ-2. 청두(成都)의 아침

동티베트 배낭여행 Ⅱ-2 1-2일째 (2016.5.15~5.16. 맑음) 청두(成都)의 아침 어제저녁 청두 샹류(雙流. Shang Liu) 공항에 내려 빵차를 빌려 미리 예약한 숙소를 찾았다. 아파트에서 민박업을 하는 곳이어서 네비게이션으로 찾는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2천 년 동안 변하지 않는 이름 청두도 도시 내부는 변하고 있다. 그곳이 아파트인 것을 어찌 짐작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주소에 공우(共寓)로 되어 있는데, '공우'는 아파트란 뜻도 있다 한다. 거실을 개조하여 방으로 나누어 영업을 하는 곳이다. 3인용은 없기에 2개 침대를 붙여서 셋이서 잤다. 난방도 그러하고, 7명이 화장실 하나를 썼으니 불편함은 어쩔 수 없었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것을 다 확인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민박집 자매는 ..

Ⅱ-1. 스꾸냥산(다꾸냥봉) 산행 및 배낭여행 개요

동티베트 배낭여행 Ⅱ-1 산행 및 배낭여행 개요 - 산행지 : 스꾸냥산 다꾸냥봉(大姑娘山. 5038m) ( 위치 : 중국 쓰촨 성 소금현(小金縣)과 문천현(汶川縣) 사이 일륭진(日隆鎭) ) - 여행지 : 구채구, 루얼까이대초원, 황하구곡 제1만 - 기간 : 2016.5.15~5.23 (9일간) 5.15(일) : 인천 - 청두(成都) 5.16(월) : 이동 (청두 - 일륭 장평촌) 5.17(화)~5.19(목) : 다꾸냥봉 산행 (19.14㎞. 22시간 20분) 산행 1일 차 : 일월산장(3206m) - 노우원자(3809m) : 8.75㎞. 5시간 35분, 산행 2일 차 : 노우원자(3809m) - 대해자 - 과도영(4347m) : 5.32㎞. 4시간 14분, 산행 3일 차 : 과도영(4347m) - 정상 ..

32. 동티벳 배낭여행 마무리

동티베트 배낭여행 32. 동티베트 배낭여행 마무리 20일간 동티베트 배낭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여행은 가끔씩은 뒤틀리고, 맞지 않는 것이 있고, 변수가 있게 마련이다. 그것이 여행이다. 바람이 불면 구름이 흔들리고, 돌부리가 있으면 물결은 굽이치는 것이다. 진사강 굽이굽이 바라보며 때로는 빗속에서 걸었지만, 바람이 도와주었고, 가을볕은 따사하였다. 우리 여행은 도전이었다. 고산증 증세가 여러 가지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것을 겪었다. 팀웍에 소금을 치고 간을 맞추며 다녔다. 대장은 가기 전에 현지 인터넷을 수없이 뒤졌고, 전화로 확인하면서 면밀히 준비하였다. 무난하게 일정을 마친 힘이 거기 있었다. 해라구빙천의 광대한 계곡은 전주곡이었을 뿐, 야하야코우와 즈메이야코우에서 보는 공가산 설산은 맑은 영혼이..

31. 두보초당과 무후사

동티베트 배낭여행 31. 20일째 (2015.9.18. 비 후 맑음) 두보초당(杜甫草堂)과 무후사(武侯祠) / 쓰촨 성 성도 오늘은 이번 여행의 처음 도시이자 마지막 도시인 성도로 간다. 성도는 전국시대부터 스촨성 중심도시로 2천 년 이상 역사와 문화의 도시다. 삼국시대에는 유비가 수도로 정한 곳이다. 이빈에서 성도까지는 300㎞. 이빈버스터미널 행선지 표지로 차가 들어오지 않는다. 그저 기다리라고만 하더니, 정시보다 15분 정도 지나서야 건물 옆쪽으로 따라오라고 한다. 버스 사이를 이리저리 빠져나가서 멀리 세워 둔 버스를 탔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사람도 차도 놓치기 십상이다. 모든 것이 제대로 되면 그게 어디 여행이랴? 장기여행은 가끔 뒤죽박죽 되기도, 들쑥날쑥하기도 한다. 성도에 도착하였다...

30. 흥문석해(興文石海)

동티베트 배낭여행 30. 19일째 (2015.9.17 맑은 후 비) 흥문석해(興文石海) / 쓰촨 성(四川省)이빈(宜宾) 여행중 입맛에 맞는 음식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여관 바로 앞에 두부와 면을 파는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였는데, 그중 두부가 입맛에 맞았다. 여관 잠금장치가 부실하여 그래도 상대적으로 나은 방에 짐을 옮겨 놓고 밖으로 나왔다. 우리가 차를 구하는 여행객인 줄 알고 어떤 젊은 친구가 적극적으로 나와서 흥정을 하였다. 촉남죽해(蜀南竹海)와 흥문석해(興文石海)로 가는 흥정을 마치고 나서도 30분 이상 지나서야 차가 왔다. 운전기사는 하루에는 다 못 다니는 거리이고 가격도 안 맞다기에 우리는 차에서 내렸다. 비는 오는데 얼마 뒤에 그 젊은이가 길 건너에 있는 우리 쪽으로 다시 다가왔다. 시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