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 612

남한산성에서 봉암성으로 / 산에서 봄은 발걸음이 늦다

남한산성 25 남한산성에서 봉암성으로 산에서 봄은 발걸음이 늦다 중앙주차장 - 남 2 옹성 - 수구문 - 동문 - 동장대 - 남한산 - 봉암성 암문 - 은고개(샘밭) 이동거리 9㎞. 이동시간 3:21. 휴식시간 0:34. 계 3:55 (2024.4.2. 맑음. 8~22℃) 춘분이 지나 청명이 다 되어 오는데 산에서 봄은 발걸음이 늦다. 산에 오르니 귀룽나무만 초록으로 산빛을 밝히고, 조팝나무도 약간 흉내를 낼 뿐 다른 나무들은 묵묵부답이다. 봄은 아래로부터 온다. 산 아래는 진달래가 활짝 피었는데, 중턱 위에 진달래는 꽃봉오리 끄트머리만 붉다. 척박한 곳에서 사는 진달래는 그래도 성질이 급한 나무다. 진달래는 오래 사는 나무이기도 하다. 늙어서도 꽃이 피는 나무가 진달래이다. 남한산성 남쪽 성밖을 걸었다..

금병산 / 실레 이야기가 있는 산길

금병산 3 금병산 (錦屛山. 652m) 실레 이야기가 있는 산길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증리 김유정역 - 금병의숙터 - 만무방길 - 금병산 정상 - 동백꽃길 - 김유정문학촌 - 김유정역 이동거리 8.6㎞. 이동시간 3:52. 휴식시간 1:12. 계 5:04 (2024.3.19. 대체로 흐림. 3~8℃) 금병산에 둘러 싸인 실레마을은 소설가 김유정의 고향이다. 산에 둘러 싸인 마을이 떡시루 같다고 하여 '실레'라 했다. 김유정역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서 금병산으로 올랐다. 산 아래는 올괴불나무가 많다. 이제 막 꽃이 피고 있다. 꽃이 일찍 피고 열매도 일찍 맺어 '올'이고, 열매 모양이 어린아이가 차고 노는 세모모양 노리개인 괴불을 닮아 붙은 이름이다. 연분홍 꽃색에 빨갛게 달린 꽃술이 예쁘다...

불기산 / 원시 산경 거친 산림 그대로

불기산(佛起山. 600.7) 원시 산경 거친 산림 그대로 경기도 가평군 상천역 - 자갈골 - 최골 갈림길 - 수리재 갈림길(550) - 불기산 정상 - 빗고개 이동거리 7.6㎞. 이동시간 4:26. 휴식시간 1:38. 계 6:04 (2024.3.15. 5~15℃) 불기산은 명지산에서 연인산, 매봉을 거쳐 호명산까지 이어지는 명지지맥에 있는 산이다. 경춘선 상천역에서 내리면 남쪽으로 주발봉과 호명산이 있고, 북쪽으로는 대금산과 불기산이 있다. 마을 주민에게 불기산으로 가는 길을 물었다. 중감천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서 왼쪽에 산으로 오르는 골짜기가 있다고 하였다. 가평군 산행 안내지도에는 수리재, 두밀리, 초옥동, 빗고개에서 오르는 길은 있으나, 자갈골 길은 표시하지 않았다(일반 산행지도에는 있다). 주민은..

칠봉산 천보산 / 양주 회암사터로 이어 간 산줄기

칠봉산 천보산 3 칠봉산(七蜂山. 506), 천보산(天寶山 423) 양주 회암사터로 이어 간 산줄기 경기도 동두천, 양주 안골입구 - 아차도리 - 일련사 - 발리봉(독수리봉) - 매봉 - 깃대봉 - 투구봉 - 칠봉산(돌봉) - 장림고개 - 천보산 - 회암사지 - 회암사 입구 이동거리 10.5㎞. 이동시간 4:35. 휴식시간 1:04. 계 5:39 (2024.3.4. 맑음. 3~10℃) 칠봉산 천보산 산길을 가본 지 10년이 다 되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더니, 산 입구로 가는 도로가 많이도 변하였다. 산은 예와 같은데, 가는 길은 짐작도 못하겠다. 전에 출발하였던 안골입구를 찾았다. 산 안쪽에 있어서 안골인데 하도 변하여 이젠 그 이름이 어색하다. 아차노리를 거쳐 일련사 방향에서 오르기로 하였다. ..

견우봉, 예빈산 눈꽃 산행

견우봉, 예빈산 눈꽃 산행 천주교묘지 - 승원봉 - 견우봉 - 예빈산(직녀봉) - 율리고개 - 팔당 2리 - 팔당역 이동거리 6.7㎞. 이동시간 3:24. 휴식시간 1:32. 계 4:56 (2024.2.5. 눈) 산 아래서는 비가 오더니 산에는 눈으로 바뀌었다. 눈이 흩날려 비옷을 걸쳐 입었다. 온산이 눈으로 덮여 산은 하얀 세상이 되었다. 눈(雪)은 물이 언 것이니 그 변신한 모습이 아름답다. 능선에 선 나뭇가지에서는 바람 소리가 나고, 내리는 눈은 적지만 쌓여간다. 나무가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할 정도는 아니니 눈은 많지는 않다. 산으로 오를수록 눈이 쌓여 신비경이 되었다. 옥황상제가 사는 세상을 백옥경(白玉京)이라 하는데, 눈을 내리는 거기도 지금은 하얀 세상일 것이다. 온 천지에 눈이 펼쳐져 백설..

인왕산 · 안산 / 개미마을에서 봉원사 입구까지

인왕산 4 인왕산(339.9m) · 안산 (296m) 개미마을에서 봉원사 입구까지 서울 서대문구. 종로구개미마을 - 기차바위 - 인왕산 정상 - 선바위 - 무악재 하늘다리 - 안산 무악정 - 봉원사 입구이동거리 5.3㎞. 이동시간 2:19. 휴식시간 1:01. 계 3:20 (2023.12.8. 맑음. 5.1~16.8℃)     바람은 있으나 찬기는 없다. 초겨울 날씨가 널 뛰듯 바뀌어 종잡을 수가 없다. 일찍 핀 개나리는 철 모르는 아이가 되었다. 개미마을에서 올라가는 산길에 단풍이 채 들지 않은 잎이 수북 떨어져 있었다. 올해는 고운 단풍을 찾기가 어려웠다. 기온은 높은데 날씨의 변화는 무디어 나뭇잎이 떠날 준비도 못한 사이에 겨울이 오고 말았다. 잎과 뿌리가 교감을 나눌 사이가 없이 이별을 하고 만 ..

주발봉 / 가평 호명호수 북쪽에 있는 조용한 산

주발봉 (489.2m) 가평 호명호수 북쪽에 있는 조용한 산 경기도 가평군 갈치고개 - 주발봉 - 발전소고개 - 호명호수 - 상천역 능선길 - 상천역 이동거리 10.6㎞. 이동시간 4:23. 휴식시간 1:46. 계 6:09 (2023.11.23. 맑음. 4.4~14.6℃) 갈치고개 - 1.8㎞ - 주발봉 - 2.2㎞ - 발전소고개 - 1.8㎞ - 호명정 - 1㎞ - 호명호 표지석 - 3.8㎞ - 상천역 가평(加平)의 옛 이름 한자는 嘉平(가평)이다. 말 그대로 아름다운 고을이다. 산 좋고 물 맑아 어디 가든 풍경이 아름답다. 가평역에서 설악면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갈치고개에서 내렸다. 갈치(葛峙)는 칡이 많이 나는 높은 곳이요 산 깊은 곳의 이름이다. 고개에서 내리니 산유리 마을 표지석 앞에 주발봉 가는..

인왕산 / 독립문에서 창의문까지

인왕산 3 인왕산(仁王山. 339.9m) 독립문에서 창의문까지 서울 서대문구. 종로구독립문 - 이진아기념도서관 - 안산자락길 - 무악하늘다리 - 해골바위 - 선바위 - 인왕산 - 윤동주문학관 - 창의문이동거리 5.0㎞. 이동시간 2:31. 휴식시간 1:16. 계 3:47 (2023.11.20. 맑음. 1.8~12.8℃)     인왕산은  궁궐 경복궁에서 서쪽에 있는 산이다. 내사산(內四山) 중 우백호에 해당한다. 인왕(仁王)은 불법을 수호하는 신이다. 조선을 수호하라는 의미로 지었다. 조선시대에는 인왕산에 호랑이가 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인적이 드물었던 외진 곳이었다. 한반도에서 호랑이가 멸종된 것이 1921년이니 조선시대에는 인왕산에 호랑이 울음소리를 들었을 법하다.  안산자락길에서 무악하늘다리를 건너..

북한산 남장대터 / 북한산성 입구에서 남장대터 돌아오기

북한산 남장대터북한산성 입구에서 남장대터 돌아오기 북한산성 입구 - 중성문 - 중흥사 - 행궁지 - 남장대터 - 나월봉 - 부왕동암문 - 부왕사터 - 중성문 - 북한산성 입구이동거리 11.2㎞. 이동시간 5:52. 휴식시간 2:05. 계 7:17  여름에 초록에 묻혀 있던 나무들이 저마다 다른 색상으로 나타난다. 단풍이 절정이다. 절정의 단풍에 마음도 붉게 물들고, 눈을 두리번거리면 새로운 나무 모습도 찾을 수 있다. 지난주는 북한산 정상 턱밑인 노적봉 뒤편 단풍이 아름다웠다. 이번 주는 계곡으로 단풍이 더 내려왔다. 부왕사터 쪽이 나을 것 같아 그리로 길을 잡았다.    북한산계곡 단풍나무 사이로 큰 말채나무 몇 그루가 노란빛으로 서 있다. 말채나무들은 서로 가까이 자리 잡고 있다. 말채나무는 가지가 ..

북한산 12문 산행 2-1. 서암문 ~ 보국문

북한산 12문 산행 2-1 서암문 ~ 보국문 효자리 - 서암문 - 원효암 - 원효봉 - 북문 - 상운사 - 백운봉암문 - 용암문 - 동장대 - 대동문 - 보국문 - 정릉동 이동거리 10.3㎞. 이동시간 5:52. 휴식시간 2:05. 계 7:57 (2023.10.20. 맑음) 북한산 12문 산행을 다시 시작하였다. 성문은 성 안과 밖을 들고 나는 문이다. 성에 연결한 문과 성 안에 문을 합하여 열두 대문으로 셈한다. 문은 통로이기에 성에 들거나 날 때면 한 번은 문을 지나야 한다. 17년 만이다. 오랜만에 성문 돌기를 하니 걸음걸이가 다르다. 몸은 다르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효자리에서 시작한 산길은 경사가 급하다. 문은 요새이기도 하다. 넘어오는 적군을 살피는 공간이다. 서암문(西暗門)은 시신이 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