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섬으로 간다 217

갯깍 주상절리 / 용암과 바다가 만든 거대한 육각 돌기둥

갯깍 주상절리 용암과 바다가 만든 거대한 육각 돌기둥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동 (2011.11.6)   중문해수욕장에서 동쪽 바닷가는 너른 모래밭이란 뜻인 진모살이 있고, 서쪽으로 가면 작은 모래밭이란 뜻을 지닌 조근모살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주상절리인 갯깍 주상절리로 가면 논짓물 해변을 거쳐서 가게 된다. 논짓물은 용천수가 너무 바다 가까이 솟아나서 농사에는 쓸 수 없는 노는 물이라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논짓물 족욕카페가 그 입구에 있어 여행의 재미를 만든다. 제주도 중문단지에서 동쪽 해안 대포 동해안 주상절리는 잘 알려져 있지만, 갯깍 주상절리는 덜 알려진 명품이다. '갯'은 바닷가란 뜻이고, '깍'은 끄트머리란 뜻이며, 주상절리는 용암이 흐르다가 바다와 만나면서 굳을 때 육각기둥 모양으로 ..

용머리해안 / 용이 머리를 틀고 바다로 들어간 해안 절경

용머리해안 용이 머리를 틀고 바다로 들어간 해안 절경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2011.11.6. 2023.3.7. 맑음) 용은 우리말로 '미르'이고, 물(水)과 어원이 같다. 그래서 용은 물의 신이다. 제주도 산방산 아래로 이어지는 해안이 용머리해안이다. 산방산 쪽에서 내려다보면 천상 용이 머리를 틀고 바다로 들어가는 형상이다. 그것도 머리를 마구 휘젓고 들어가는 용감무쌍한 모습이다. 산방산 아래 산방굴에 오르면 그 모습을 잘 볼 수 있다. 물을 관장하는 용이 바람을 일으켜 파도를 치게 하거나 비를 내리면 내려갈 수가 없다. 그래서 용머리해안에 내려가는 것은 행운이다. 해안은 수천만 년 층층이 쌓이고 파도가 홈을 파서 절경을 만들었다. 그 바깥으로 다니며 구경하게 되는데, 용의 꼬리와 잔등이 끊..

송악산 / 바라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송악산(104m) 바라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제주도 대정읍 하모리 (2011.11.6) 송악산은 제주말로 '절울이'라 부르는데, 절이 물결이란 뜻으로 파도소리가 언덕을 쳐서 이름대로 소리를 내는 산이다. 산은 비록 낮지만 바다 곁에 있어서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송악산 선착장에서는 나라의 남쪽 마지막 땅 마라도와 가파도 가는 배를 탈 수 있다. 절벽 아래는 일오 진지동굴이 있는데, 일본군들이 해안에 있는 배를 감추기 위해 파놓은 동굴이 열다섯 개라 그리 부른다. 제주에는 곳곳에 일제가 파놓은 동굴이 많다. 역사의 아픔은 정말 이리도 질기다. 송악산 마라도가는 배가 오가는 송악산 선착장 일오 동굴에서 본 형제섬 송악산 선착장에서 본 산방산 송악산 아래 일오 동굴이 뚜렷하다

실미도 / 영화로 세상에 나온 섬

실미도 영화로 세상에 나온 섬 인천광역시 중구 (2011.10.31) 매표소-징검다리-영화촬영지-매시랭이-선녀바위-민드래미-징검다리-매표소 (3시간) 실미도는 영화로 세상에 나온 섬이다. 1971년에 실미도사건으로 북파부대 존재가 세상에 드러나고, 소설을 영화로 만든 후 실미도 존재는 더욱 사람들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무의도에서 보면 초승달처럼 생긴 모래밭을 지나서 실미도가 누에처럼 누워 있다. 물이 길을 열고 물이 길을 닫아 하루에 두 번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주민들이 섬 안에 들어가서 채취작업을 할 때도 물이 섬을 가두기에 일 할 수 있는 시간이 짧다. 11시40분에 섬에 들어섰다. 13시40분이 간조라서 16시반까지는 나오라는 매표소 직원의 말이었다. 간조시간 전후로 모두 5시간이 섬에 있을 ..

장봉도 섬 산행

장봉도(長峰島) 섬 산행 이름도 길고 봉우리도 많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북도면 장봉 4리-해안가-윤옥골-가막머리-봉화대-장봉 4리-국사봉(151m)-말문고개-팔각정-옹암선착장 장봉도는 이름대로 길고(長) 봉우리(峰)가 많다. 썰물이 빠지면 금방이라도 걸어서 닿을 듯한 거리에 강화도가 있다. 고려 때 몽고 침입으로 본도에서 이곳으로 피난 와서 살기 시작했다는 곳인데, 강화도호부 소속이었으니 본도는 강화도를 의미한다. 매시간 인천 영종도 삼목선착장을 떠나 이곳 옹암선착장에 배가 닿으면 한 무리 사람들이 섬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논 가운데에 백로가 제 얼굴을 비춰 보는지 미동도 않는데, 바다 바깥에선 괭이갈매기가 이따끔 울어댄다. 썰물이 빠져 나간 갯가는 싱싱하다. 군데군데 남아있는 굴을 까서 짭짜름한 바다 냄..

고려산 / 진달래 꽃가지에 바람만 다녀가고

고려산(高麗山 436m) 진달래 꽃가지에 바람만 다녀가고 강화군 (2011.4.10. 흐림→맑음→ 오후 늦게 비. 2.5~12.8℃) 청련사 입구-청련사-고려산-진달래 군락지-고인돌군-고인돌군-적석사 갈림길-낙조봉-미꾸지고개 (8.7㎞. 3시간) 고려산은 애당초 오련산(五蓮山)이라 하였다. 고구려 장수왕 때 인도 고승 천축조사가 오색 연꽃을 뿌려 절터를 잡았다 하여, 산이름도 절이름도 모두 그에 따라 지었다. 몽고 침입으로 고려가 강화로 천도하면서 고려산으로 이름을 바꾸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39년 항몽 기간 중 강화는 국운을 짊어진 곳이었지만, 그 이전에도 근세에도 강화는 수도를 지킨 터이고 고난의 땅이었다. 그 땅에 우뚝 솟아 지키고 있는 산이 마리산,혈구산,정족산,낙가산,해명산,고려산이다. 고려산..

혈구산 / 사방이 터져 둘러보는 맛이 좋은 산

혈구산(穴口山 466m) 사방이 터져 둘러보는 맛이 좋은 산 인천광역시 강화군 (2011.3.13. 맑음. 4~13.2℃) 외포 1리 외주정류소-외포정미소-임도-퇴모산(338)-혈구산-고비고개 (약 9㎞. 4시간) 지기(地氣)가 모인 곳을 혈구(穴口)라 하는데, 혈구산은 이름부터가 범상치 않다. 사람 입에 해당하는 혈구는, 초입부터 정상까지 올라가면서 내려보는 내가저수지가 그런 자리일 것이다. 산은 높아야만 좋은 산이 아니라 가슴 속에 느끼는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 혈구산에 올라 보면 주위가 모두 터져 호호탕탕 시원하다. 온 산이 빨려들 듯 모여들고 흩어진다. 산줄기가 살아 숨쉬 듯 호쾌하다. 백두산에서 499㎞, 한라산에서 486㎞. 백두산과 한라산 중간에 자리 잡은 지리적인 위치도 의미가 있고, 넓..

해명산 낙가산 / 아름다운 갯벌을 보며 걷는 석모도 산길

해명산(327) 낙가산(235) 아름다운 갯벌을 보며 걷는 석모도 산길 인천 강화군 삼산면 (2010.12.12. 맑음.-8.7~1℃) 전득이고개-해명산-새가리고개-낙가산-보문사주차장 (4시간) 강화도 외포리선착장에서 버스에서 배로 바꿔 타고 석모도로 가는 바다를 건넜다. 석모도 산길은 우두머리 갈매기가 끼욱끼욱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전득이고개에서 시작한다. 산으로 오를수록 바다는 넓어지고 이제 막 썰물이 나가는지 갯벌도 점점 넓어진다. 히얀도 하지. 사람들은 어떻게 바닷물을 밀고 당기는 것이 달님이 하는 것임을 알았을까. 방죽 안은 논이고, 그 바깥은 갯벌이라 멀리 보아도 물 나간 흔적이 걸쭉하다. 갯벌에 사는 사람들은 물때를 알아 이곳 갯벌에서 먹고 살아갈 것을 찾는다. 강화도 갯벌은 세계 5대 갯벌..

무의도 호룡곡산 / 무희가 춤추는 아름다운 섬에 백설도 춤춘다

호룡곡산(虎龍谷山 244m), 국사봉(國史峰 230m) 무희가 춤추는 아름다운 섬에 백설도 춤춘다 인천 무의도 (2009.12.27) 흐린 후 눈. 기온 -8.8℃~-4.9℃. 풍속 2.1m. 적설량 2.7㎝ 샘꾸미-마당바위-호룡곡산-부처바위-환상의 길-하나개해수욕장-구름다리-국사봉-실미도유원지 입구-당산-큰무리선착장 (4시간 50분) 샘이 꾸러미처럼 솟는다는 무의도 남쪽 끝 샘꾸미에 도착하였다. 무의도와 소무의도 사이에 다리를 놓고 있었고, 무의도와 잠진도 사이에도 다리를 놓는다는데 환상적인 섬 산행 맛도 줄어들게 되었다. 10년 전 마이크를 잡고 무의도 소개를 재미나게 하던 마을버스 기사는 어디 가고. 운전대에 테이프를 덕지덕지 감은 녹슨 차와 표정 없는 버스기사가 대신하였다. 축구선수 김남일이 이곳..

백령도 6. 연화리 낙조

백령도 6. 연화리 낙조 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면 연화리 (2008.12.2) 파랑주의보 발효로 배가 뜨지 못하여 백령도에서 하루 더 묵게 되었다. 백령도에서 안개 끼고 바람 부는 날이면 관광객은 꼼짝 못 하고 발이 묶이게 된다. 안개 끼는 날이면 군함도 움직이지 못한다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며칠 배가 뜨지 못하여 나가는 배표를 구하느라 사람들이 동분서주 하였다. 다행히 배표를 미리 구해 놓고 연화리로 낙조를 보러 갔다. 삼국유사를 보면 신라 진성여왕 때 당나라 사신으로 가던 왕자가 풍랑을 만나 백령도에서 묵으면서 바다를 잠재워 달라고 연지에서 제사 지낸 기록이 있다고 한다. 예부터 백령도 부근엔 풍랑이 잦았던 모양이다. 백령도에는 연꽃과 관련되는 이름이 많다. 심청이 인당수에 몸을 던져 환생하였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