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 828

앉은부채 / 부처님처럼 가부좌를 하고 앉아

앉은부채 부처님처럼 가부좌를 하고 앉아 과명 : 천남성과 개화 : 2~4월 분포 : 경기, 강원, 경북 꽃차례의 모습이 가부좌를 하고서 앉아 있는 부처님 모습에 비유하여 '앉은부처'라고 하다가 앉은부채가 되었다. 산지에 그늘진 경사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겨울이 막 지나고 눈 녹은 물이 녹아 흐르는 산길을 지나가다가 드물게 볼 수 있다. 꽃은 잎보다 먼저 피는데 방망이 모양으로 툭 틔어 나온 꽃대 주위에 꽃자루가 없는 잔꽃이 핀다. 꽃차례를 싸고 있는 타원형의 얼룩무늬 포엽은 부처님 상 광배처럼 둘러서 있다. 전체에서 암모니아 냄새가 나는 유독성 식물인데, 새들은 이 열매를 뜯어먹는 걸 보면 독성에 견디는 내성이 사람과 다른 것 같다. 3월 중순경 남한산성에 갔다가 꽃이 핀 앉은부채를 보았다. 흰 ..

위례에서 본 나무 겨울눈 6. 산길에서 ③

겨울눈 19 위례에서 본 나무 겨울눈 6. 산길에서 ③  나무는 봄이 되어도 겨울눈이 밖으로 나올 시기가 달라서 일찍 꽃이 피는 개나리나 생강나무는 겨울에 접어들기 전에 꽃눈을 준비한다. 나무가 부지런히 준비하고 기다리듯 성공한 사람들은 언젠가는 올 기회를 위해 평소에 꾸준히 준비를 한다. 달리기에서 늦게 출발하면 따라잡기 힘들 듯 늦게 나오는 겨울눈은 초록에 묻혀 살아가기 어렵다. 또한 겨울눈으로 겨울을 나기 어렵다면 그 나무는 더 이상 살아가기 어렵다. 겨울눈은 겨울을 이겨내는 눈이요, 다가오는 봄에 희망을 펼칠 눈이다. 나무가 겨울눈을 준비하고, 운동선수들이 겨울에 몸을 만들고, 공부하는 사람들이 평소에 갈고닦는 것도 앞날을 기약하기 위해서다.      ▼ 갯버들 (버드나무과)강이나 바다에 물이 들..

서울둘레길 나무와 풀 1.수락산길,불암산길,묵동천

서울둘레길 나무와 풀 1도봉산역에서 양원역까지 도봉산역-서울창포원-수락산길-동막골-당고개역-불암산길-화랑대역-묵동천-양원역2021.3.3 (맑음,-1.3~9.9℃) 도봉산역-수락산길-당고개역 10.6㎞. 5시간 반 2021.3.10 (맑음. 1.7~17.1℃) 당고개역-불암산길-양원역 11.8㎞. 4시간25분    봄이라고 금방 풍요로운 것은 아니지만 봄볕을 따라 길을 나섰다.  서울둘레길을 걸으며 나무와 풀의 식생을 찾아보기로 하였다. 봄빛이 찾아오면 이내 새싹을 내미는 듯해도 아직은 꽃대를 내밀기에는 사람 마음이 성급하다고 할 것이다. 산모롱이에서 노루귀나 바람꽃이 찬바람을 맞으며 나올 수는 있겠다. 늘 오는 봄이지만 겨울이 있어 봄이 더 반갑다. 길에서 자라는 나무의 겨울눈을 구경하고, 간혹 풀꽃이..

세정사계곡으로 바람꽃을 보러 가다

세정사계곡으로 바람꽃을 보러 가다 운길산역-세정사-새우젓고개-새재고개-도곡리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진중리 (2021.3.8. 맑음. 1.5~13.9℃) 3월 초순이면 아직 찬 기운이 남아 있지만 매화와 산수유엔 망울이 터질 듯 맺혔다. 남양주 운길산과 예봉산이 만나는 세정사계곡으로 꽃을 보러 갔다. 바람꽃이 보고 싶었다. 아직도 겨울이 계곡 한편에 남아 있고,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계절에 눈 녹은 물을 마시며 피는 꽃이 바람꽃이다. 계곡엔 아직 눈이 남아 있었다. 바람꽃은 눈처럼 하얀 얼굴을 하고 봄을 전한다. 산에 눈이 점점이 뿌리며 오듯 바람꽃도 그렇게 점점이 내려앉은 꽃이다. 바람꽃은 자리 잡은 곳에서 찬찬히 봐야 볼 수 있는 꽃이다. 가녀린 너도바람꽃이 여기저기서 예쁜 꽃송이를 쏙 내밀고 ..

가시를 내는 나무 / 무엇이 변하여 가시가 되었나

가시를 내는 나무 / 무엇이 변하여 가시가 되었나 산과 들로 다니다가 보면 가시에 찔리는 경우가 더러 있다. 가시에 찔리거나 긁히면 상처가 나고 쓰리다. 나무가 가시를 내는 것은 수분을 조절하거나 초식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렇다. 사람이라고 봐주는 법이 없다. 가시가 달린 식물은 독은 없다고 하여 초봄에 나는 새순을 따서 나물로 먹기도 한다. 나무 중에서 나물로 먹는 것에는 가시가 있는 것이 여럿 있는데, 겨울이면 가시가 달린 나무가 더 눈에 띈다. 털이 나뭇잎이나 열매, 줄기의 표피조직이 변해서 생긴 것이라면, 가시는 잎이나 나무껍질과 가지의 조직이 변해서 생긴 것이다. 1. 줄기 가시(경침) 나무 가지나 줄기가 변해서 된 줄기 가시가 있는데, 이 가시를 경침(莖針. 줄기 경, 바늘 침. ..

참오동나무 / 오동잎 떨어지면 가을이 오고

참오동나무 오동잎 떨어지면 가을이 오고 과명 : 현삼과 분포 : 전국 개화 : 5~6월 결실 : 10~11월 오동나무는 보랏빛 꽃잎과 큰 잎사귀를 가진 나무다. 우리가 오동나무라 부르는 오동나무속 나무는 중국 원산인 참오동나무와 울릉도 원산인 오동나무가 있는데, 통꽃 안쪽에 짙은 보랏빛 선이 나 있는 것이 참오동나무이고 선이 없는 것이 오동나무이다. 우리가 만나는 오동나무는 참오동나무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같은 나무에서도 줄이 있는 꽃과 없는 꽃이 섞여 있어 지금은 두 종을 같은 것으로 보는 추세이다. 오동나무의 옛말인 순우리말은 머귀나무이다. 오동나무를 얘기할 때는 나오는 벽오동은 벽오동과 이고, 개오동나무는 능소화과로 오동나무와 관련이 없는 나무이다. 오동의 동(桐) 이름을 붙인 것은 그밖에 음나무인..

위례에서 본 나무 겨울눈 5. 산길에서 ②

겨울눈 18 위례에서 본 나무 겨울눈 5. 산길에서 ②  겨울에는 나뭇가지나 줄기에서 겨울눈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귀중한 볼거리다. 나무는 부지런하여 한겨울에도 쉬지 않고 싹을 틔울 준비를 한다. 사람이 나이 들어서도 부지런히 갈고닦지 않으면 녹이 슨다고 하는데, 나무는 쉬지 않고 움직이며 다음 계절을 준비한다. 나무는 잎을 다 떨구고서 사는 시간이 헛된 시간이 아니다. 텅 빈 계절이 아니다. 삶의 이유를 찾아 살고 있는 나무의 시간은 연중무휴다.   ▼ 오동나무 (현삼과)전국의 산과 들에 야생하며 심어서 기르기도 한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이고 껍질눈이 발달하여 세로로 갈라진다. 꽃눈은 열매처럼 동그란데 여름부터 생기고 갈색털이 밀생 한다. 잎눈은 작다.     ▼ 때죽나무 (때죽나무과)쪽동백나무에 비해 ..

나무이름 한자 풀이 4

나무이름 한자 풀이 4가래나무 / 칡 / 등나무 / 닥나무 / 느릅나무 / 참죽나무 / 산앵도나무 / 개암나무 / 상수리 / 모감주나무   나무 목(木) 한자는 나무가 땅에서 올라오는 모습을 나타낸 한자이다. 한 그루 나무가 자라면서 뿌리(根. 근), 잎(葉. 엽), 줄기(幹. 간), 가지(枝. 지), 열매(果. 과), 씨(核. 핵)까지 나무를 이루거나 분화하는 것에는 나무의 모습이 남아 있다. 나무로 집을 지으면 기둥(柱. 주), 마루(棟. 동), 서까래(椽. 연)에 남아 있고, 심지어 나무는 죽어도(枯. 고) 오랫동안 흔적을 지우지 않고 있다. 그러하니 나무가 많은 삼림(森林)에 들어 나무이름을 붙인 연유를 살피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숲은 나무가 있기에 풍성하고, 나무이름의 연유를 알면 발걸음이 ..

나무이름 한자 풀이 3

나무이름 한자 풀이 3박달나무 / 계수나무 / 오동나무 / 무궁화 / 단풍나무 / 자작나무 / 팥배나무 / 향나무 / 차나무 / 옻나무   국경을 넘어서 다른 나라에서도 같은 종의 나무가 자라는 경우가 있다. 한 국가나 지역에서 부르는 향토 이름을 향명(common names)이라 한다. 한 국가에서도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초피나무를 남쪽 지방에서는 제피나무라고 하고, 생강나무를 산동백나무라 부르기도 한다. 이것은 이명 또는 방언이라 한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것은 학명(scientific names)이다. 복잡한 학명을 익히는 것은 전문가가 아니면 어려운 일이다. 한자 이름은 향명에 해당한다. 한자로 된 나무이름은 우리말 나무이름에 영향을 가져온 것이 여럿 있기에  살펴본다.     檀 ..

나무이름 한자 풀이 2

나무이름 한자 풀이 2밤나무 / 배나무 / 오얏나무 / 석류나무 / 감나무 / 대추나무 / 귤나무 / 유자나무 / 산초나무 / 가시나무   나무 이름이 어떻게 붙었는가를 아는 것은 나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나무 이름이 붙은 경로는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식용이나 약용으로 쓰면서 붙은 이름이 있고, 나무가 지닌 고유한 습성이나 특성에 따라 붙은 이름이 있고, 나무가 어디에 사는지에 따라 붙은 이름도 있고, 외래어로 들어온 나무 이름을 그대로 쓰는 경우도 있다. 한자에서 온 나무 이름은 한자가 뜻글자이기에 이런 여러 내용을 각기 함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栗 밤나무 율율(栗)은 꽃과 열매가 아래로 드리운 모양을 나타내는 상형문자다.  가시가 촘촘하여 무시무시한 밤송이는 한자로 율방(栗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