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 828

올림픽공원 나무 겨울눈 2. 과실류와 꽃나무

겨울눈 5 올림픽공원 나무 겨울눈 2. 과실류와 꽃나무 서울 송파구 (2020.12.28)   꽃송이에는 우주 만물의 생명 이치가 달렸다는데, 나무의 겨울눈은 꽃송이를 내보내는 문이다. 그 좁은 공간에서 넓은 우주를 아름답게 수놓는 꽃과 잎이 나온다니 경이로운 일이다. 우주 조화에 이르는 천지 창조의 비밀스러운 모습을 보러 나무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대추나무 (갈매나무과)대추나무는 가시가 있다. 나무 이름은 한자 이름에서 왔다. 한자 이름은 대조(大棗)인데 가시를 옆으로 놓으면 가시나무 극(棘)이요, 아래 위로 놓으면 조(棗)로 가시나무이긴 마찬가지다. 대추나무는 크면서 가지가 삐뚤빼뚤 각이 지며 자라는데 겨울눈은 매우 작다  ▼ 감나무 (감나무과)열매를 먹기 위해 심는 감나무는 감도 ..

북한산둘레길 나무 겨울눈 2. 우이동~솔샘

겨울눈 4북한산둘레길 나무 겨울눈 2. 우이동~솔샘 북한산우이역-우이교-솔밭공원-보광사-이준열사묘소-화계사-빨랫골-북한산생태숲-솔샘역약 10㎞. 5시간 (2020.12.23. -0.4~8.5℃)   동지(冬至)가 지나가면 낮의 길이가 길어진다. 모든 생물은 생체시계가 있으니 나무도 더 분주해질 것이다. 아직 몇 차례 추위가 더 남았을 텐데 성질 급한 나무는 조바심이 날지도 모르겠다. 진작에 준비한 봄단장을 선 보일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을 테니 말이다. 겨울눈은 나무의 창문이다. 나무는 몸으로 자신의 뜻을 나타낸다. 창문을 열고서 잎을 내고 추우면 몸을 떨기도 한다. 경이로운 몸짓이다. 나무를 바라보는 시간은 고마운 시간이다. 사람이 나무를 바라볼 시간이 없다는 것은 자연이 우리에게 준 경이로운 선물을 마..

댑싸리와 비짜루 / 빗자루 만드는 풀, 빗자루 닮은 풀

댑싸리와 비짜루빗자루 만드는 풀, 빗자루 닮은 풀   어릴 때 아침에 일어나서 하는 일은 마당을 쓸고, 학교에 다녀와서 숙제하기 전에 방마루를 청소하고 공동수도에 가서 물을 받아 두멍(물독)을 채웠다. 겨울에는 아궁이에 땔감으로 쓸 잔가지나 가랑잎을 모아 오기도 하였다. 마당을 쓸 때는 집 밖에 큰길이 있는 먼 곳까지 쓸었다. 마당 쓸기에는 수수비는 짧고 굵어서 힘이 들고, 댑싸리비는 손으로 잡기 좋고 힘도 덜 든다. 싸리나무 비로 쓸면 마당이 파이고, 어른들은 마당 밖으로 흙을 쓸어내면 복 나간다고 했다. '댑싸리'는 '대싸리'라고도 하는데, 동네 산에서 많이 볼 수 있었다. 어릴 때 부르는 동요 '리리 릿자로 끝나는 말'에 '괴나리 보따리 댑싸리 소쿠리 유리 항아리'의 그 댑싸리이다. 댑싸리는 명아주..

낙상홍 / 서리가 내리면 붉은 열매는 더욱 빛나

낙상홍(落霜紅) 서리가 내리면 붉은 열매는 더욱 빛나 목, 과 : 노박덩굴목, 감탕나무과 개화 : 6월 결실 : 9~10월 높이 : 2~3m 이번 겨울 들어 첫추위가 오던 날, 볼 일이 있어 밖으로 나갈 일이 있었다. 동네 어귀를 돌아 나가는데 빨강 열매를 달고 있는 낙상홍이 서 있었다. 겨울 추위에 붉은 열매가 더욱 빛이 났다. 서리(霜)가 내려(落)도 붉은(紅) 열매가 더욱 빛난다고 붙은 이름이 낙상홍(落霜紅)이다. 중국 이름을 그대로 가져온 것인데, 일본에서 수입해서 열매를 보기 위해 조경수로 심고 있다. 그래서 산이나 들에서는 볼 수 없다. 일본에서 쓰는 이름은 '매화 닮은 나무'란 뜻인 '우메모도키(梅擬)이다. 암수딴그루이고 연한 분홍색 꽃은 6월에 핀다. 잎은 긴 타원형인데 가장자리에 잔 톱니..

미세먼지를 잡는 나무

미세먼지를 잡는 나무 작년 겨울에는 미세먼지가 덜했는데 겨울이 되니 미세먼지 얘기가 또 언론에 나온다. 미세먼지는 대기오염물질에서 발생하고, 황사는 중국 모래폭풍에서 발생한다.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날아온 것에다가 국내 환경오염과 일상생활에서도 생긴다. 중국에서 건너온 것이 많아지면 미세먼지는 더 늘어난다. 매일 미세먼지 배출 총량은 비슷하지만 미세먼지 농도는 공기 상태, 바람, 기상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코로나 때문에 중국 공장 가동이 줄었다가 다시 늘어난다고 하니 미세먼지도 같이 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미세먼지 크기는 10㎛이고, 초미세먼지는 2.5㎛를 기준으로 한다. 1㎛(마이크로미터)는 0.001㎜이고 1㎛/㎥는 1PM으로 써서 미세먼지 10㎛/㎥는 10PM으로 표시한다. 머리카락 굵기가 50..

북한산둘레길 나무 겨울눈 1. 우이령길

겨울눈 3북한산둘레길 나무 겨울눈 1. 우이령길 이동거리 약 7㎞. 이동시간 2시간 50분 (2020.12.9. 기온 -4.1~6.2℃)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면 산길에 들꽃은 지고 나뭇잎이 떨어져 하늘은 훤하다. 겨울 북한산둘레길에서 풀과 나무를 찾아보기로 하였다. 재넘이 바람도 없고, 춥지도 않아 산길에 온기를 모아둔 듯하다. 들꽃과 나뭇잎은 졌지만 그 자취는 남아 있다. 풀은 빛이 바래어 휑하지만 형체는 남아 있고, 나무는 벌써 겨울눈을 준비하고 있었다.  풀에는 겨울눈이 없고 나무는 겨울눈이 있다. 나무는 꽃과 열매가 다 떨어지고 나서도 나무의 족보를 찾을 수 있는 귀중한 단서가 겨울눈이다. 겨울눈은 가지 끝이나, 가지 옆, 줄기나 잎 사이에 있다. 겨울눈은 보송보송한 털로 싸여 있거나, 끈..

한라산과 오름에 있는 식물 4. 한라산둘레길, 송당 당오름 외

한라산과 오름에 있는 식물 4한라산둘레길, 송당 당오름, 절물오름, 큰지그리오름, 붉은오름, 말찻오름2020.11.16~11.19  늦가을에는 낙엽이 지는 나무는 잎이 다 떨어져 나무 이름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하더라도 어찌하여 나무 이름을 알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나무 이름이 어떻게 붙었는지를 아는 것은 나무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름에는 나무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색이나 특징이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나무의 용도, 고유한 습성, 고유한 특성, 나무가 사는 지역, 전설과 같은 이야기 등 그 경로가 다양하다. 이번에는 한라산둘레길 수악길과 동부에 있는 오름 몇 군데를 올랐다. 오름이 오롯이 있는 곳은 풀은 거의 졌고, 수목은 적거나 단순하였다. 휴양림 안에 있는 오름은 나..

이름에 초(草)나 풀이 들어간 나무

이름에 초(草)나 풀이 들어간 나무 나무 이름에 초(草)나 풀이 들어간 나무가 여럿 있다. 이름만 듣고서는 풀이겠거니 한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지만 이름이 잠시 헷갈리게 하는 것과 같다. 초(草)는 풀을 본뜬 글자이다. 한자를 만들 때 버섯, 곰팡이, 세균(菌), 이끼(苔), 해조류(藻)는 풀로 분류하였고, 칡(葛), 등(藤), 포도(葡萄)도 나무인데도 풀 초(艸)를 썼다. 땅에 뿌리를 박고 똑바로 서지 않는 나무는 풀 초(艸)를 썼던 것 같다. 지금과 같은 분류체계나 기준이 없었을 때 만든 이름이다.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초(草)나 풀이 들어간 나무 이름을 새겨 보면 될 것 같다. 풀이름이 들어간 나무를 찾아보았다. 개산초, 골담초, 낭아초, 큰낭아초, 만병초, 노란만병초, 된장풀, 병조희풀, 자주..

주엽나무 / 험상궂은 가시를 내는 이유가 있다

주엽나무 험상궂은 가시를 내는 이유가 있다 과, 속 : 콩과, 주엽나무속 다른 이름 : 쥐엄나무, 쥐엽, 주염 개화 : 5~6월 결실 : 10~11월 높이 : 10~20m 집에서 가까운 산길에 주엽나무가 있어 자주 볼 수 있다. 주엽나무는 줄기나 가지에 난 가시가 험상궂다. 쳐다보면 위엄이 드높다. 주엽나무 열매를 조협(皁莢. 쭉정이 조, 쥐엄나무 협)이라 하는데, 조협이 달린다고 조협나무라 하다가 주엽나무가 되었다. 다른 이름으로는 쥐엄나무라고 부른다. 주엽나무 잘 익은 열매는 약간 단맛이 나는데 쥐엄떡(인절미에 소를 넣고 콩가루를 묻힌 떡)을 떠올리게 해서 붙은 이름으로 짐작한다. 주엽나무는 가시가 여기저기 붙어 있는 나무가 있고, 가시는 없고 회갈색 매끈한 껍질인 나무가 있다. 사람들 발길이 잦은 ..

나뭇잎이 하늘을 열고 닫고

나뭇잎이 하늘을 열고 닫고 나뭇잎이 떨어져 하늘이 넓어졌습니다. 한여름 나뭇잎이 하늘을 덮었을 때는 그늘이 져서 좋다고 하고 가을바람이 불어 나뭇잎이 떨어지니 푸른 하늘을 봐서 좋다고 합니다. 나뭇잎이 떨어져 이제 뿌리를 덮으면 겨울에 뿌리가 따뜻해서 좋다고 하겠지요. 한겨울 추위가 지나고 나면 나뭇잎은 다시 하늘을 덮고 또 하늘을 열고 나뭇잎은 그렇게 바깥세상을 열고 닫습니다. * 사진은 2020.10.29~10.31 남한산성에서 찍은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