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 828

초식동물을 따돌리는 나무

초식동물을 따돌리는 나무 음나무, 주엽나무, 호랑가시나무, 화살나무 나무가 씨앗을 내려 하나의 나무로 살아가려면 수많은 난관이 따른다. 씨앗이 어미로부터 멀리 떨어져 이동하였어도 자리를 잡아야 하고 기다려야 한다. 자리 잡은 곳에서 조건이 맞아야 하고, 경쟁을 하여야 하고, 스스로 살아가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 나무가 자리를 잡아 새싹을 내면 초식동물이 배를 채우기 위해 다가온다. 그러자면 먹지 못하도록 방어물질을 내어서 막기도 하고, 가시를 내어 방비를 하는 나무가 있다. 음나무는 부드러운 새싹이 쌉쌀하고 달콤하다. 사람도 좋아하지만 노루나 고라니 등 초식동물도 좋아한다. 음나무는 어린 줄기에 가시를 내어 잎을 보호하고, 영양분을 아껴서 나무 성장을 돕는다. 험상궂은 가시는 자라면서 차츰 줄어들고 커서..

마늘은 부추 가족

마늘은 부추 가족 우리가 즐겨 먹는 4가지 채소는 배추, 무, 고추, 마늘이고, 마늘은 고추와 더불어 대표 양념식품이다. 마늘이 언제 우리나라로 들어왔는지 기록이 없지만 단군신화에서 곰을 사람으로 변화시킨 강력한 효과를 가진 것으로 전한다. 어떤 논문에서는 곰이 먹은 것은 마늘이 아니라 마늘과 비슷한 무릇이 아니냐고 했다. 마늘의 속명은 알리움(Allium)으로 우리말로 '무릇 속'이다. 무릇 속에 속하는 것으로는 들에는 파, 대파, 쪽파, 양파, 부추가 있고, 산에서는 산마늘, 두메부추, 산파, 산부추가 있다. 자세히 보면 생김새가 비슷하고 뿌리가 비대한 구근식물이다. 뿌리에서는 꽃대가 올라와 둥그런 꽃 모양의 흰색이나 보라색 꽃을 피운다. 장날이어서 마늘을 사러 장에 나갔다. 6월 말이면 시장에 햇마..

초여름, 북한산계곡에서 본 나무와 풀

초여름, 북한산계곡에서 본 나무와 풀북한산계곡-소귀천계곡-우이천계곡 (2021.6.21)  여름이 무성한 계절에 북한산계곡에 들었다. 여름은 뜨거운 열기만큼 수목도 성장이 왕성한 계절이다. 풀과 나무들은 꽃을 피우고 한창 열매를 맺고 있다. 6월은 새들과 곤충이 짝짓기 철이라 식물과 곤충에 대한 수요도 많다. 활동적인 숲일수록 숲의 구조는 다양하다. 북한산은 암산이라 하지만 계곡에 가까운 곳일수록 여러 풀과 나무가 자란다. 풍부한 빛과 물이 있는 곳이니 식물에게는 좋은 조건이 제공되고 있는 곳이다. 올해 비가 잦은 편이라 계곡에 물이 많다. 땅은 물을 품고 있다가 고루 나누니 식물들도 싱싱하다.   계곡에는 고욤나무가 여럿 있다. 개량종 밤톨을 심으면 산밤나무, 감 씨를 심으면 고욤나무, 귤 씨를 심으면..

주목 / 산 높은 곳 천지간에 우뚝

주목 / 산 높은 곳 천지간에 우뚝 태백산에서 주목은 겉도 붉고 속도 붉어 주목(朱木)이다. 자라는 속도가 1년에 1~2㎜이니, 제법 굵다 싶으면 수백 년은 훌쩍 넘었다고 보면 된다. 추운 곳에서 살고 있으니 자라는 속도는 그야말로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자란다. 줄기 둘레가 두세 아름 되는 주목은 미루어 천년이 되었을 것이다. 오래 살고, 죽어서도 금방 썩지도 않는 나무다. 그래서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사는 나무라고 한다. 높은 산에서만 볼 수 있어 그 품격을 더한다. 주목은 초봄에 꽃이 피고, 가을에 씨앗이 성숙한다. 말랑말랑한 붉은 열매 안에 있는 씨앗은 독성이 있다. 새가 열매를 에워싼 단물은 먹더라도 씨앗은 잘 퍼뜨리라는 주목의 전략이다. 주목이 서 있는 공간은 산 높은 곳에서도 하늘이 잘 보이..

선비들이 나무와 꽃을 사랑한 뜻

선비들이 나무와 꽃을 사랑한 뜻 회화나무, 은행나무, 매화나무, 배롱나무, 소나무, 목련, 국화, 연꽃 조선의 선비들은 나무와 꽃을 통해서 마음의 수양을 얻고자 하였다. 꽃은 단순한 완상의 대상이 아니라 그 사물의 이치를 끝까지 파고들면 앎을 이룰 수 있다는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수양 방법으로 생각하였다. 조선시대 세조 때 문신 강희안(姜希顔)이 지은 양화소록(養花小錄)에 보면 그러한 내용이 나와 있다. 양화소록은 우리나라 최초의 원예서이다. 그는 화초를 기르면서 알게 된 꽃과 나무의 특성, 품종, 재배법을 정리하였다. 그는 화가이기도 하고 농업서도 짓고, 훈민정음에 대한 해석과 용비어천가 주석에도 참여하였다. 그의 책을 포함하여 여러 책을 읽으며 조선의 선비들이 가까이하였던 나무와 꽃을 정리한다. ◇ ..

서울 둘레길 나무와 풀 12. 북한산길 ④ 우이동-도봉산역

서울 둘레길 나무와 풀 12 북한산길 ④ 우이동-도봉산역 우이령입구-연산군묘-정의공주묘-무수골-도봉탐방지원센터-도봉산역-서울창포원이동거리 8.7㎞. 이동시간 3:49, 휴식시간 1:26. 계 5:152021.6.9. 맑음. 19.5~31.6℃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산은 안쪽에 있는 산과 바깥쪽에 있는 산을 크게 내사산과 외사산으로 구분하고 있다. 내사산(內四山)은 동서남북으로 낙산 인왕산 남산 북악산이고, 외사산(外四山)은 용마봉 덕양산 관악산 북한산이 마름모꼴로 서 있다. 서울 둘레길은 서울 외사산을 한 바퀴 도는 길이다. 그중 용마봉은 아차산과 어깨를 마주하는 산이다. 덕양산은 행주산성이 있는 산인데, 더 남쪽 서울 경계에 있는 봉산을 지나서 걷는다. 서울둘레길을 이어 보면 우묵한 중절모 모양이고,..

식물의 화학무기

식물의 화학무기 테르핀, 타닌, 타감 물질, 알칼로이드 물질, 유독물질 산길은 늘 싱그럽다. 울창한 숲길에 들면 더욱 그렇다. 나무가 우거진 곳도 그렇지만 풀을 베어낸 곳에서 싱그런 냄새가 더 많이 난다. 식물은 봄에 새잎을 낼 때는 크기를 키우기 위해 얇고 부드러운 잎을 낸다. 그러다가 얼마큼 자라면 잎 속에 전에 없던 딱딱하고 고약한 물질을 더하여 방어를 하게 된다. 이것이 테르핀(Terpene)이다. 우리가 숲 속에 들 때 코를 자극하고 가슴속까지 파고드는 향기가 테르핀이다. 민들레도 배추도 소나무에도 테르핀이 있다. 삼림에서 발생하는 테르핀 정유물질의 성분이 피톤치드(Phytoncide)이다. 피톤(Pyton)은 '식물', 치드(Cide)는 '죽이다'는 뜻을 가진 말을 합성한 것으로 항균 항산화 ..

소리로 이름을 지은 나무

소리로 이름을 지은 나무 꽝꽝나무, 닥나무, 자작나무, 팽나무, 댕강나무 사람이 나서 이름을 가지듯, 나무도 이름을 가지고 있다. 나무는 두 종류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세계 공통으로 쓰는 학명이고, 하나는 나라마다 관습과 편의에 의해 짓는 국명이다. 나무가 이름을 얻는 것은 나무의 모양, 나무의 특성이나 쓰임새, 나무껍질의 색과 모양, 잎의 모양과 크기나 색깔, 꽃의 모양이나 특징, 열매의 빛깔이나 모양이나 맛, 가시의 모양이나 특징, 나무가 가진 냄새와 맛, 나무의 효능, 나무 크기, 자라는 위치 등에 따라 이름을 얻는다. 그러니 나무 이름을 보고 유래를 짐작할 수 있다. 소리로 이름을 지은 나무들이 있다. 꽝꽝나무, 닥나무, 자작나무, 팽나무, 댕강나무가 그것이다. 이런 나무들은 나무가 스스..

서울둘레길 나무와 풀 11. 북한산길 ③ 솔샘~우이동

서울둘레길 나무와 풀 11. 북한산길 ③ 솔샘~우이동 솔샘-빨래골-화계사-이준 열사묘-419 묘지-우이령 입구이동거리 10.2㎞. 이동시간 6:30. 휴식시간 1:40. 계 8:102021.5.31. 흐린 후 맑음. 16.5~23.8℃  2010년 북한산둘레길을 개방한 후 북한산을 찾는 사람들이 산을 이용하는 방법이 더 늘어났다. 북한산에는 1300여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그것을 찾아 나선 탐방객들이 늘었을 것이다. 북한산은 신갈나무와 소나무 비중이 높은데, 이번에 걷는 솔샘공원에서 우이동까지 가는 길은 계곡, 묘지 등이 있어 다양한 식생 분포를 가지고 있다. 나무의 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환경부에서 특정종으로 관리하고 있는 고광나무, 모감주나무, 전나무, 오리나무가 있고, 한반도 특산식물인 은사시나무,..

서울둘레길 나무와 풀 10. 북한산길 ② 구기동~솔샘

서울둘레길 나무와 풀 10. 북한산길 ② 구기동~솔샘구기동-평창동길-형제봉입구-정릉탐방안내소-솔샘이동거리 9.4㎞. 이동시간 4:10. 휴식시간 0:57. 계 5:072021.5.24 맑음. 16.4~24.5℃   서울둘레길은 옛터골 구기동(舊基洞)부터 인왕산을 뒤에 두고 걷는다. 옛날에 인왕사(仁王寺)란 절이 있어서 인왕산이라 했는데, 인왕(仁王)은 금강역사(金剛力士)라고도 부르는 불법의 수호신이다. 평창동(平倉洞)은 총융청의 창고인 평창(平倉)이 있었던 곳인데, 예로부터 이곳은 물산의 집산이 필요할 정도로 도회에서는 멀지 않았던 곳이다. 보현봉 봉우리를 보며 형제봉 입구까지 걷는 평창동길은 산과 주택가 사이에 아스팔트 길이다. 보현봉은 북한산 혈맥이 모인 곳이라 중히 여겼는데, 그래서 그러한지 지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