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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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남한산성에서 피는 꽃 3. 팔월에 꽃 ①

여름에 남한산성에서 피는 꽃 3. 팔월에 꽃 ①   남한산성은 성벽의 주봉인 서쪽에 있는 청량산(481.2m)과 남동쪽에 있는 동장대를 중심으로 한 바퀴 빙 둘러 서 있다. 성 안쪽은 구릉성 분지로 사람들의 생활공간이고, 성 밖을 나서야 계절별로 특색을 갖춘 식물들을 볼 수 있다. 초봄에는 동문 바깥에서 노루귀와 앉은부채를 볼 수 있고, 서문 밖에서는 복수초를 구경할 수 있다. 봄이 무르익기 시작하면 서쪽과 남쪽에서 꽃잔치를 시작하는데, 봄부터 가을로 가면서 남서쪽에서 동북쪽 방향으로 차례로 피는 여러 꽃을 만날 수 있다. 여름 더위에 피는 꽃을 볼라치면 남쪽 옹성과 서문 밖을 찾아다녀야 한다. 성벽 밖은 전보다는 식생이 줄었다. 그래도 여름에 만날 수 있는 꽃이 있기에 발걸음을 멈출 수가 없다.    ..

여름에 남한산성에서 피는 꽃 2. 칠월에 꽃 ①

여름에 남한산성에서 피는 꽃 2. 칠월에 꽃 ①   꽃은 대부분 봄에 피는 것이 많고 여름에 피는 꽃은 적다. 그래서 여름철을 꽃 궁기라 부른다. 봄에 꽃을 피우는 식물은 전년도에 모아 놓은 영양분으로 꽃부터 피운다면, 여름에 꽃을 피우는 식물은 몸집부터 키우고 시작하는 것이 작전이다. 식물은 여름에는 한창 줄기와 잎을 키우고, 나름대로 자리를 잡기 위해 경쟁을 하는 계절이다. 살아 남아 꽃을 피운다는 것은 삶의 승리를 반쯤은 쟁취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아직까지 후손을 만들어야 하는 과정이 있으니 말이다. 꽃이 적은 여름 꽃 궁기에 남한산성 산등성이에서 이리저리 다니며 찾은 들꽃을 모았다.    ▲ 고삼(콩과) : 쓴맛이 나는 삼(蔘)이란 뜻에서 고삼(苦蔘)이라 한다. 산기슭이나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는 ..

8월에 남한산성에는 큰제비고깔이 핀다

8월에 남한산성에는 큰제비고깔이 핀다 - 2021.8.13 남한산성  큰제비고깔은 중부나 북부지방 깊은 산에서 피는 여름꽃이다. 그 귀한 꽃이 남한산성에서 피기에 매년 8월 한여름 그 꽃을 보러 간다. 큰제비고깔 잎은 단풍잎처럼 생겼고 가장자리가 손가락처럼 깊게 갈라지고, 꽃봉오리는 올챙이 같은 작은 꽃망울에서 시작한다. 드디어 8월이 되면 긴 꽁지를 비튼 보랏빛 싱싱한 큰제비고깔이 자태를 드러낸다. 꽃받침 안에는 검은색 얇은 막질의 꽃잎이 제비가 날아가는 것처럼 조르륵 앉아 있다. 꽃밥도 깜장이라 그냥 보면 구별이 어렵다. 올해는 작년이나 재작년보다 많이 피었다. 땀 흘리며 남한산성에 오른 보람이 있다.

8월, 가평 용추계곡 식물

8월, 가평 용추계곡 식물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승안리 (2021.8.25)  가평은 경기도 동쪽 끝이요 강원도와 경계로 수목들이 청청한 고장이다. 숲 동호인들과 가평 용추계곡으로 갔다. 용추계곡은 가평읍 승안리 칼봉산과 연인산 사이에 있다. 가평 읍내를 지나자 풍성한 초록이 펼쳐진다.  버스가 마을에 들어서면 차창 밖은 초록의 캔버스에 한 움큼씩 보이는 해바라기, 옥수수밭, 냇물, 사과나무 등이 점묘의 기법으로 뿌려 놓는 그림이 된다. 용추 종점에서 내리면 맑은 물줄기는 소리를 내고 달리고, 산은 주변을 에워싸서 하늘이 겨우 보일 정도이다.  물이 풍성한 곳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싱싱하다. 물과 나무로부터 왕성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햇빛과 물로부터 에너지를 듬뿍 받고 자란 식물들이다.  숲은 공간을 ..

가평 용추계곡 트레킹 1

가평 용추계곡 트레킹 1 용추종점-탁영뢰(3곡)~농원계(9곡)-용추종점-무송암(2곡)-와룡추(1곡)-연인산도립공원안내소 이동거리 약 11.5㎞. 휴식시간(1시간 반) 포함 5:40 (2021.8.25) 가평에 있는 용추계곡은 연인산과 칼봉산 사이를 흐르는 계곡이다. 가평(加平)의 옛 이름 가평(嘉平), 가릉(嘉陵)이 품고 있는 아름다운(嘉) 이름처럼 계곡도 아름답다. 가평읍내를 벗어난 버스는 맑은 물이 거울과 같아 선녀가 목욕하러 내려왔다는 경반리(鏡盤里)를 돌아 승안리 마을길로 들어섰다. 길가에는 사과와 해바라기와 사위질빵 등이 초록 융단 위에 수를 놓듯 풍성하다. 옹기를 구워내던 마을 점말을 지나서 용추 종점에서 내렸다. 연인산 옥녀봉 노적봉 매봉 칼봉산 등 부근 산에 오느라 자주 왔던 계곡길이다. ..

밤에 피는 꽃 / 분꽃, 달맞이꽃, 노랑원추리, 박, 인동덩굴

밤에 피는 꽃 분꽃, 달맞이꽃, 노랑원추리, 박, 인동덩굴 밤에 다니는 동물이 있듯, 밤에 피는 꽃이 있다. 나비와 나방을 보면, 나비는 모두 낮에 움직이는 주행성이고 나방은 주행성과 야행성이 있다. 야행성 나방이 찾아가는 꽃은 밤에 향기를 내는 별 모양 흰 꽃이 많다. 분꽃, 달맞이꽃, 노랑원추리, 인동덩굴 꽃들은 모두 긴 꽃대롱을 가지고 있고, 밤에 달콤한 향기가 나는 꽃을 피워 나방을 유혹한다. 그리고 하얀 박꽃도 저녁 무렵에 넓은 꽃잎을 펼친다. 나방은 나비와 마찬가지로 대롱 모양의 입을 둥글게 감고 있다가 풀어서 꿀샘까지 깊숙이 넣어 한밤에 감미로운 맛을 음미한다. 밤에 피는 꽃들은 그렇게 한밤중 손님맞이를 한다. □ 분꽃 집집마다 장독대 옆 꽃밭에서 가꾸었던 꽃이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볼 수 ..

강희안이 쓴 양화소록(養花小錄) / 꽃을 키우는 뜻

강희안이 쓴 양화소록(養花小錄) 꽃을 키우는 뜻 강희안(姜希顔. 1418~1465)은 조선 초기 선비이다. 강희안의 어머니는 세종 왕비였던 소헌왕후 심 씨와 자매였으니, 세종은 이모부요 세조는 이종사촌 형이다. 단종 복위 운동 때는 세조가 강희안이 반역을 도모하였느냐고 성삼문에게 묻자, 어진 사람을 끌어들이지 말라며 강력하게 부인하여 목숨을 건졌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강희안은 한글 28자에 대한 해석과 용비어천가 주석을 붙이는데 같이 하였고, 동국정운(東國正韻) 편찬에 참여한 집현전 학자이기도 하다. 그는 선비화가이고, 시, 글씨, 그림에 모두 뛰어나 삼절(三絶)이라 불렀다. 그가 그린 고사관수도(高士觀水圖)는 조선 문인화의 대표 작품으로 옛 그림 중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그림이다. 양화소록(養花小錄)은..

중원산 / 산도 세월이 가면 변하고

중원산(中原山. 800m) 산도 세월이 가면 변하고 용문사주차장-신점리-조계골-용계골-조달골-중원산-샘골고개-신점리-용문사주차장 이동거리 9.8㎞ 이동시간 5:52. 휴식시간 1:13. 계 7:05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2021.8.17) 양평에 있는 중원산은 수량이 풍부하여 여름에 즐겨 찾는 산이다. 시간은 걸려도 계곡이 좋고 교통이 편리하여 찾아간다. 평일이라 하더라도 용문역에 내리는 사람들이 적다. 가는 날이 용문 장날인데 코로나로 장도 서지 않는다. 농작물을 장날에 팔아서 생계를 꾸리는 사람들 어려움이 클 것이다. 용문사 입구 음식점 차량도 태울 사람이 없다. 역병으로 모든 사람이 어렵겠지만 어려운 사람을 더 어렵게 한다. 최근 가물이 들어 산은 마르고 계곡에는 물이 많이 줄었다. 여러 번 찾아..

몸에 대한 바른 말 / 넙적다리냐 넓적다리냐

몸에 대한 바른말 넙적다리냐 넓적다리냐 몸은 우리가 품고 있는 기관이니 우리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쓰임새가 자주 발생한다. 몸에 대한 말을 머리에서 발까지 순서대로 모았다. 틀리게 쓰는 말은 많지 않지만 그래도 신체기관에 대한 말이니 관심이 필요하다. □ 가리마 (×) 가름마 (×) 가르마 (○) - 이마에서 정수리까지 머리카락을 양쪽으로 갈랐을 때 생기는 금. (예) 가르마를 타다 □ 머리가 벗겨졌다 (×) 머리가 벗어졌다 (○) - '벗겨지다'는 벗다의 사동사 '벗기다'에, '벗어지다'는 '벗다'에 피동의 뜻을 가진 '-어지다'가 붙은 말이다. 그러므로 외부에 강제적인 힘에 의한 경우라면 '벗겨지다'로 쓸 수 있지만, 강제적인 것이 아니라면 '벗어지다'로 써야 옳다. □ 뇌졸증 (×) 뇌졸중 (..

여름 별미 콩국수

여름 별미 콩국수 국수는 절에서 만들었던 음식이었다. 문헌에 나오는 국수의 기원을 보면 '고려도경'과 '고려사' 책에서 고려시대에 절에서 국수를 만들어 팔았다고 나온다. 절에서 만들었다는 것은 일상화하지는 않았다는 것이고, 상품으로 팔았다는 것은 잘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조선시대 중기에 국수틀을 사용하였다고 하는데, 국수틀이 있다는 것은 비로소 대중화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콩국수는 1911년 발행한 '시의전서'에 처음 나오니 문헌으로 보는 콩국수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다. 여름 무더위에 집에서 콩국수를 만들었다. 무더위에 뜨끈한 칼국수을 먹으며 이열치열로 여름을 이기는 것도 괜찮은데, 그래도 콩국수가 여름 별미다. 집에서 국수를 만드는 것은 반죽을 하고 안반에 치대고 홍두깨로 밀어서 콩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