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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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군과 유인

학생부군(學生府君)과 유인(孺人) 제사 지낼 때 지방을 쓰는데 아버지는 학생부군(學生府君), 어머니는 유인(孺人)이라고 쓴다. 학생이란 아무 벼슬도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남편의 지위에 따라 주어지는 부인의 칭호가 품수마다 다르다. 이렇게 따라 얻은 것을 외명부(外命婦)라 하고 자신의 힘으로 따낸 부인의 칭호를 내명부(內命婦)라 한다. 상궁, 후궁은 내명부다. 외명부에서 가장 높은 칭호가 왕비의 어머니인 ○○부부인(府夫人)과 1품 재상의 아내인 정경부인(貞敬夫人)이고, 2품의 부인이 정부인(貞夫人), 3품 당상관 부인은 숙부인(淑夫人), 그 아래부터는 숙인(淑人), 영인(令人)으로 차례차례 내려가 8품의 부인이 단인(端人), 9품 말직의 부인 이 유인(孺人)이다. 그러니까 벼슬을 못해 학생이라 쓴 분의..

우리나라 지명 '金'자

우리나라 지명 '金'자 우리나라 지명에서 한강을 경계로 하여 북쪽 지명의 '金'자는 모두 금으로 읽는다. 금화(金化) 금성(金城) 금곡(金谷) 금촌(金村) 등등 …. 그런데 한강만 건너서면 김이 되어 김해(金海) 김포(金浦) 김량장(金良場) 이다. 다만 금이 나는 곳만은 예외다. 금구(金溝) 금오산 등등. 우리나라 성씨 '金'씨 목(木)은 토(土)를 이기고,토(土)는 수(水)를 이기며, 수(水)는 화(火)를 이기고, 화(火)는 금(金)을, 금(金)은 목(木)을 이긴다고 보는 견해가 상극의 원리다. 그런데, 신라왕 후반기의 김씨나 고려조 왕(王)씨는 문제가 아닌데, 조선조 이(李)씨는 목(木)인지라 '금'에게 진다. 그래서 금(金)씨는 김씨로 읽게 했다. 이것이 세간의 속설이다. * 참고자료 : 이훈종 지..

마이산(馬耳山)

마이산(馬耳山) / 전북 진안군 진안읍·마령면 천마(天馬) 동에서 달려와 이미 지쳤도다. 준마의 발굽 예서 쓰러지니연인(涓人)은 뼈만 사고 두 귀는 남겼네쌍 봉우리되어 반공에 우뚝 솟았어라 조선 태조 이성계가 지은 시이다. 중국 '전국책'에 나오는 매사마골(買死馬骨.임금이 환관에게 천리마를 사오라고 천금을 주었는데 죽은 말의 뼈를 사왔다는 이야기로, 이로 인해 그 임금은 세 마리의 천리마를 얻게 된다)의 고사성어를 인용해 말 귀처럼 생긴 마이산을 노래한 것이다. 이 시를 지은 것을 계기로 조선왕조 창건이 하늘의 천명임을 강조하고 건국을 찬양하는 금척(金尺.금으로 된 자)이 현실로 태어나게 되었다. 명산대천을 다니던 이성계 꿈에 신이 금척을 주면서 금척으로 삼한강토를 마음대로 하라고 하였다는 것이다. 이 ..

대추, 밤, 감을 제상에 올리는 이유

대추, 밤, 감을 제상에 올리는 이유 '더도 말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속담과 같이 가장 풍성한 철이 추석이다. 추석이 되면 조상의 슬기가 배어있는 제수(祭需)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과일을 쓸 때 최소 三色은 쓰도록 하여 대추, 밤, 감을 쓰는데 책에서 그 의미를 읽고서 감탄한 적이 있다. ○ 대추를 쓰는 이유 뒷마당에 있는 대추나무에서 대추 열매가 열릴 때 무심코 보아 넘겼지만, 대추나무에 꽃이 피면 비바람이 아무리 불어도 반드시 열매를 맺고서야 그 꽃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것은 사람으로 태어나 반드시 후손을 이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폐백 때 시어머니가 신부 치마폭에 대추를 한 웅큼 던지는 것은 대추 열매 열리듯 자식을 많이 낳아 자손을 번창케 하라는 것이다. ○ 밤을 쓰는 이유 씨앗..

대동여지도

대동여지도 大東輿地圖 ○ 왜 대동여지도(大東與地圖) 인가? 고산자(古山子) 김정호(金正浩)는 30년 넘게 전국을 답사하여 대동여지도를 완성하였다. 그런데 왜 대동지도라 하지 않고 여(與)를 붙였는가? 여(與)은 '수레'라는 뜻이 있다. 혹은 수레 위에 사람이 타거나 물건을 싣는 부분 만을 따로 떼어 여(與)라고 한다. 여기서 '사물의 토대'라는 의미가 나왔다. 여지(與地)라는 말은 《주역》에서 "땅은 세상 만물을 그 위에 싣고 있는 수레와 같다》고 한데서 나왔다. 그러니까 여지(與地)는 대지(大地)와 같은 뜻이다. 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은 우리나라를 여러 구역으로 나누어 놓은 지리서인 것이다. 예전에는 지리서(地理書)를 모두 여지서(與地書), 지도(地圖)는 여지도(與地圖)라고 불렀다. ○ 대동여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