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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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산 / 자연미 넘치는 기둥 청룡사 뒷산

서운산(瑞雲山. 547.7m) 자연미 넘치는 기둥 청룡사 뒷산 안성시 서운면 청룡사 주차장-청룡사-헬기장-삼거리-석남사-마애불-서운산 정상-청룡사-주차장(4시간) 남안성 나들목에서 진천방향으로 방향을 틀면 이내 시골길이다. 조선팔도를 기예로 주름잡다가 요절한 바우덕이묘를 지나면 청룡사 가는 길이다. 작년 늦가을에는 청룡사 대웅전 기둥을 보러 갔었는데 어둑한 저녁 계곡을 울리는 범종소리만 듣고 왔었다. 이런 외진 곳까지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 등산로 입구 인가가 끝나는 데서 동네 사람들이 파는 막걸리를 사서 산길로 잡았다. 시산제 터에서 떡 한점 얻으려다 퇴짜를 맞았는데 산인심이 야박하다. 산이 작아 산 아래 석남사로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길을 잡았다. 음지쪽 산길은 얼음이 덜 녹고 비탈졌으나 통나무계단과 ..

장 담그는 일

장 담그는 일 메주콩에서 아버지표 된장까지 정약용의 아들인 정학유가 지은 농가월령가에 월별로 장 담글 때 해야할 일을 노래하고 있다. 장 담그는 일이야 말로 인간의 요긴한 일이었다. 어릴 때 메주를 쑤는 날엔 온식구가 동원되었다. 푸대를 들고 산에 올라가 가랑잎 등 땔감을 준비하고 새벽에 우물물을 퍼서 어머니가 콩을 씻는 데 거들었다. 가마솥에 메주콩을 붓고 아궁이에 불을 지핀다. 콩 삶는 증기로 부엌이 자욱하여 얼굴도 잘 안보였다. 찐 콩은 무명으로 싼 주머니에 담아 채그릇에 넣어 밟기 시작하는데 그것도 아이들 몫이었다. 그 사이 아버지는 이웃에서 볏집을 구해 물에 축여두었다가 채그릇에서 나온 메주를 옮기고 짚을 꼬아 엮은 후 통나무 기둥에 메주를 달면 메주 쑤는 일은 끝이다. 장 담그는 날은 따로 잡..

힘 '力' 서예 한 점

힘 '力' 서예 한 점 학창시절 비가 많이 오던 여름밤 설악산 양폭에서 있었던 일이다. 난처한 처지에 있었던 스님 한 분을 거들어 드린 일이 있었다. 난처한 처지는 굳이 밝힐 일은 아니며 스님은 경황이 없었다. 그러고 1년 뒤. 늦은 봄 써클 친구들과 인사동으로 전시회 구경 갔다가 전국서예전에서 특선을 받은 그 스님이 쓴 서예 한 점을 만났다. 묵직한 글씨 '力'자는 화선지를 박차고 살아 움직이듯 힘이 넘쳤다. 같이 구경하였던 써클 친구가 그 글씨를 받고 싶어서 두 달치 하숙비나 되는 돈을 가지고 찾아갔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러나 친구는 스님으로부터 그 글씨를 받지 못하였다. 그 해 여름 학기말 시험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길에서 그 스님을 만났다. 설악산에서 도와주어 고맙다며 바랑에서 꺼낸 붓글씨 한 점..

국망봉 / 국망봉에서 겨울 보내기

국망봉(1168m) 국망봉에서 겨울 보내기 포천 이동, 가평 북면 (2008.3.1) 광덕고개-백운산(904)-도마치봉(937)-도마봉(888)-신로봉(999)-국망봉(1168)-휴양림-이동(9시간 반) 국망봉에서 가는 겨울을 보기로 하고 동서울터미널에서 사창리행 시외버스를 탔다. 버스는 산꾼들과 군인 면회 가는 젊은 여인들로 생기가 돌았다. 광덕고개 매점에서 따뜻한 물을 얻어 마시고 행장을 꾸렸다. 회목령 건너 북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도 백운산과 도마치봉을 넘어오면서 힘을 잃었다. 북사면은 눈 덮인 겨울이었지만 남사면은 봄이 오고 있었다. 도마봉에서 산줄기가 갈라서며 장쾌한 능선을 그렸다. 도마령 넘어가는 산 굽이는 석룡산을 세우고 화악산까지 내리 뻗었고, 신로봉으로 방향을 튼 또 한 굽이는 질풍노..

북한산 상장능선 / 북한산과 도봉산을 굽어보는 능선

북한, 도봉 건너보며 걷는 산길 북한산 상장봉-영봉 2008.2.24 솔고개-상장봉-육모정고개-영봉-하루재-우이동(5시간) 상장능선은 도봉, 북한산을 굽어보는 맛이 좋고 인수 백운 숨은벽을 건너보는 맛도 좋으며, 이제는 개방한 영봉 능선길을 이어가는 맛도 좋다. 숨겨두었다가 생각날 때 펼쳐보며 걷던 상장능선도 찾아오는 발길이 자꾸만 늘어나 산길이 패여서 이제는 제법 하얗게 되었다. 하늘을 찌르는 구봉이 암릉 묘미의 절정이라면 영봉은 하염없이 머물다가 가는 곳이다. 산이 좋아 산이 된 사람들이 잠든 이곳에 오늘도 그들의 영혼을 축원할 사연 많은 발길이 있다. 상장능선에서 본 인수봉,백운대,염초봉 상장능선 (왼쪽부터) 여성봉, 사패산, 오봉, 도봉산 상장능선 낙타처럼 생긴 바위 상장능선 오봉 전망바위 부근 ..

생명의 끈을 매는 사람

생명의 끈을 매는 사람 북한산 상장능선 구봉에서 (2008.2.24) 상장능선은 북한산 중 아직 개방하지 않은 산길 이다. 그 중 구봉은 그냥 오르긴 까탈스러워 쳐다보기만 하여도 아찔한 곳이어서 몇 차례 산행을 하였어도 그냥 지나치는 바윗길이었다. 오랜만에 상장능선 구봉을 오르다가 밧줄을 매는 사람을 만났다. 매어 놓은 밧줄이 낡아 그 역할을 다해가고 있었다. 무거운 밧줄을 가져와 새로 설치하러 온 것이다. 고마운 인사를 하고 바위를 다 올라서서 그냥 지나치려다가 멀리서 목소리가 겨우 들리는 위치로 다시 돌아와서 이름을 물었다. 좋은 일 하시는 분 함자나 얻자고 하였다. 나 보다 연배인 그 분 이름은 남정현이라 하였다. 좋은 일을 하고 산다는 것은 높은 산 오르듯 쉽지 않은 일이나 복을 주면 복을 받는 ..

쥐뿔의 노래

쥐뿔의 노래 작년말 동생과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우리 집에서 자취하던 문학청년 권형 얘기를 하였고, 그 형의 시 '새댁'을 내 블로그에 올렸다. 벌써 30여년 전 얘기니 참으로 오랜 시간이 지났다. 우린 그 시를 기억 속에서 끄집어 내어 과거의 형을 기억하였다. 그리고 얼마 뒤 그 과거의 형이 내 블로그 '선비마을'에 나타났다. 그 형이 댓글로 소식을 전해온 것이다. 조그만 알맹이만 있더라도 샅샅이 찾아내는 세상이 되었다. 소백산 자락 고등학교에서 교직을 업으로 삼고 계시고, 아직도 좋아하는 시의 끈을 잡고 계셨던 것이다. 오늘은 당신 별명인 '쥐뿔'형님께서 시집 '쥐뿔의 노래' 를 보내주셨다. 세월이 지나도 그 시를 읽으면 숨쉬는 공간이 생긴다. 문풍지에 바람결 느끼듯 신선하고 생활의 숨결이 묻어난다. ..

발왕산 / 발왕이와 옥녀의 사랑 이야기

발왕이와 옥녀의 사랑 이야기가 있는 산발왕산(發王山 1,458m) / 평창군 도암면,강릉시 왕상면 (2008.2.16)큰느삼동-곧은골-발왕재-발왕산-용평스키장 정상-실버능선-용산리(4시간 10분) 북사면에서 불어오는 대관령 바람이 맵차다.세찬 바람에 온 정신이 얼얼하다.찬 바람에 횡계 덕장 황태가 얼고 녹는다. 엄동(嚴冬) 추위가 사납지 않고서야어찌 양춘(陽春)의 화창함이 있을까 하는 말이 있듯이이제 이 바람이 지나면 눈 녹고 잔풀이 돋아날 것이다. ※발왕산 전설 발왕산은 용평스키장으로 유명해져 겨울이면 눈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발왕산에는 애틋한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발이 아주 큰 발왕이라는 총각이 옥녀와 혼약을 맺었으나 결혼자금이 없어 돈을 마련하기로 하고 길을 떠났는데, 싸리재를 넘어오던 ..

북한산 행궁터 / 역사 속으로 묻혀져가는 터

역사 속으로 묻혀져가는 터 북한산 행궁터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북한동 (2008.2.9) 북한산성입구-북한산성계곡-중성문-중원사터-행궁터 북한산계곡을 따라 대남문 방향으로 오르다가 중원사터를 지나 상원봉으로 방향을 틀어 오르자면 행궁터가 있다. 이젠 기단석과 주춧돌 만이 남아 옛 ..

월드컵축구 / 희망을 쏜다

한국축구 희망을 쏜다 월드컵축구 예선 투르크메니스탄전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1차전) 2008.2.6.20시 서울월드컵경기장 태극전사 프리미어리거 3인방 박지성,이영표,설기현 그들이 한국 축구 희망을 쏘겠다는 말대로 활기가 넘쳤고,'어느 자리에 서든 내가 해야할 몫을 100% 다 해낼 것'이란 박지성선수의 각오는 늘 든든하다. 붉은악마들 응원은 영하의 겨울 밤을 열기로 채웠고, 경기는 관중들의 기대 만큼 활력이 넘쳤다. 붉은악마 응원가 대로 "그댄 나의 챔피언 너와 나의 챔피언 우리 함께 외치는 승리하리라" *투르크메니스탄 1991년 구 소련이 붕괴하면서 독립한 나라로 FIFA 랭킹 128위로 우리나라(41위) 보다 한 수 아래 팀이지만,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가 진(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