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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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진소천 풍경 / 영화 '박하사탕'촬영지

제천 진소천 풍경 영화 '박하사탕' 촬영지 충북 제천시 백운면 애련리 (2007.12.1) 제천 봉양에서 충주로 가자면 '울고 넘는 박달재'로 잘 알려진 박달재가 있다. 경상도 선비 박달이 과거길 하룻밤 묵은 집에서 금봉이를 만나 정분이 생겼는데, 과거에 낙방하고 늦게야 돌아와 보니 금봉이는 기다림에 애태우다 죽어 박달도 따라 죽었다는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애닯은 얘기다. 그래서 애련리인가? 박달재를 넘으면 백운면이고, 면 입구에서 도로 밑 왼편으로 난 굴다리를 따라 애련리 쪽으로 10여분 들어가면 진소마을이다. 교회당을 지나 큰 느티나무를 돌아 내려서면 진소천이 느릿느릿 흐르고 있다. 냇물을 가로지른 진소천 철교엔 이따끔 충북선 열차가 철거덕철거덕 지나간다. 레일 위로 바퀴 구르는 소리를 내며 기적소리..

안성 미륵불 / 소박한 백성의 꿈이 있는 곳

안성 미륵불 소박한 백성의 꿈이 있는 곳 미륵당의 태평 미륵-기솔리 쌍 미륵과 궁예 미륵-아양동 미륵 경기도 안성 일원 (2007.11.24) 안성지역 미륵불을 찾아 길을 나섰다. 박지원의 소설 허생전에서 허생이 장보기를 나선 곳이 안성이요, 홍명희가 지은 임꺽정의 무대가 안성이요, 남사당과 장길산의 무대가 안성이다. 이곳은 이상 세계를 기다리는 소박한 백성의 숨결이 있는 곳이다. 미륵불은 미래의 부처다. 지금은 하늘나라 도솔천에서 중생의 구제를 바라며 기도하는 보살이지만, 미래에 부처가 되어 이 땅에 내려와 석가모니가 못다 구제한 중생들을 구제하는 부처가 미륵불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어려운 백성들을 구제하고자 스스로 자처한 미륵도 있었고, 좋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리며 백성들이 만든 미륵도 있었다. 그만..

칠장사 /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절집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한 절집 칠장사(七長寺) / 안성군 이죽면 칠장리 (2007.11.24) 고려 때 해소국사가 일곱 도적을 제도하여 도를 닦게 했다 하여 칠장사라 한다. 벽초 홍명희가 임꺽정의 스승 갖바치를 은둔시킨 곳이라고도 한다. 그 만큼 역사가 있는 절이요 고색 창연하다. 절 오르기 전 철당간..

봉업사터 / 고려태조 진영을 모셨던 절터

봉업사터 고려 태조 진영을 모셨던 절터 안성군 이죽면 죽산리 (2007.11.24) 중부고속도로 일죽 IC를 빠져나와 안성으로 가는 길 2.2㎞ 지점에 봉업사터가 있다. 주변이 논밭이고 축사여서 절터인 것을 가늠하기 어려웠지만 석물이 흩어져 있어서 절터인 것을 금방 알 수가 있었다. 창건과 폐사의 기록은 없지만 고려 태조의 진영을 모신 절이었다고 한다. 소박하면서도 검푸른 이끼 낀 당간지주가 앞에서 자리하고 있고, 석탑과 석불이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어서 넓은 가람의 배치를 일러주고 있다. 당간지주 뒷편 5층 석탑은 우묵하게 우뚝 솟아 위용이 있다. 조성 시기로 보아 고려 중기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마을에 들어서서 낮은 구릉을 돌아 오른편으로 넘어가면 소박한 삼층석탑이 있고 그 뒤로 세월의 풍파로 마모..

북한산 12문 산행 2

북한산 12문 산행 2  정릉탐방안내소-영추사-대성문-대남문-청수동암문-나한봉-나월봉-부왕동암문-증취봉- 용혈봉-용출봉-가사당암문-의상봉-용암사-대서문-북한산성입구 (4시간 50분) 서울 성북 (2007.11.4. 맑음)    가을 햇빛으로 봉마다 음양이 뚜렷하고 문수봉 실루엣이 수묵화처럼 아름답다. 걷는 길마다 산빛이 가득하여 가을빛 풍광은 빛나고 아름답다. 가을볕을 밟고 산길을 걷는다.산을 휘돌아 넘실대는 능선을 걷는다.               대성문                     대남문       문수봉 부근 능선       문수봉. 가운데 희미하게 남산 송신탑이 보인다      비봉 능선       나한봉에서 본 염초봉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좌로부터) 노적봉(앞)       의상능선 /나..

소요산 / 원효와 요석공주의 사랑이야기

소요산(逍遙山 536m) 원효와 요석공주의 사랑이야기 경기도 동두천시 (2007.4.21) 소요산역-삼림욕장-하백 운대-의상봉-공주봉-무명봉-자재암 주차장 (4시간 반) 원효가 읊은 시에 장자(莊子) 내편 소요유(逍遙遊)에 나오는 시가 있다. 소요산은 그 시의 출처인 소요(逍遙)에서 따온 것이 아닐까 하는 짐작이다. 원효가 요석공주를 두고 읊은 시는 이러하다. '누가 자루 빠진 도끼를 주려나. 내가 하늘을 괸 기둥을 찍으리라'라고. 원래 자루가 있는 도끼는 권력을, 자루가 없는 도끼는 덕을 상징한다는데. 세속적으로는 자루 없는 도끼는 요석공주를 의미하고, 하늘을 떠받칠 기둥이란 남녀결합으로 큰 인재를 탄생시키겠다는 것이다. 소요산에는 이런 사랑 이야기가 숨어있다. 산경은 곱고 그 사랑 이야기도 아름답다.

토굴 송와일표(松窩一瓢)

토굴 송와일표(松窩一瓢) 홍천군 내촌면 (2007.10.27) 친구가 마음을 닦는다고 자주 찾아가던 토굴에 갔다. 친구 왈 든 자는 주인이요 난 자는 객이라는데, 친구가 없는 집에 하루 주인이 되었다. 사물을 고요히 관찰하면 그 이치가 얻어진다 했는데 심심산골에 들어와 세상의 이치를 얻으려 했을 것이다. 첩첩산골 찾아간 집 송와일표(松窩一瓢) 명패는 뚜렸하고, 사람없는 집엔 다람쥐가 주인 이었다. 주인 없이 여름을 보낸 흔적이 뚜렸한 대나무 평상에 짐 부려 놓고 마당에 널부러진 밤송이를 주워 부엌에 군불을 지폈다. 아궁이 연기에 눈물을 쏟고 마당 흙 사이로 연기가 자욱하다. 샘물을 길어 밥을 짓고 탁배기로 목을 축였다. 장작을 패서 난롯불을 지피고 초를 밝혔다. 촛농은 뚝뚝 떨어지고… 밤이 깊어 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