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 347

Ⅱ-9. 스꾸냥산(다꾸냥봉) 산행 ⑥ 스꾸냥산에 핀 들꽃

동티베트 배냥여행 Ⅱ-9 스꾸냥산(다꾸냥봉) 산행 ⑥ 스꾸냥산에 핀 들꽃 스꾸냥산 오가는 길에서 본 들꽃을 모았다. 새로운 것을 만나는 호기심은 들꽃에도 있다. 들꽃을 보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꽃이름을 알면 즐거움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이름을 몰라도 즐거움은 그에 못지않다. 들꽃은 산을 더 아름답게 하고 들꽃은 산행을 더 즐겁게 하였다. 바람꽃. 바람만큼이나 많은 꽃이다 용담. 이름은 품위를 더한다 호랑가시나무와 친족인 듯. 야크는 이 나무를 건드리지 못하리라 티베트양귀비. 설영화(雪榮花)라 부른다. 눈 속에 피는 꽃이란 뜻. 꽃말은 영원한 사랑이다 할미꽃처럼 생기고 할미꽃처럼 고개를 숙인 꽃. 혹시 티베트할미꽃? '시엽설산보춘화(匙葉雪山報春花)' 혹은 '충초화(蟲草花)라 부르는데, '시엽(匙葉..

Ⅱ-8. 스꾸냥산(다꾸냥봉) 산행 ⑤ 과도영에서 장평촌으로

동티베트 배낭여행 Ⅱ-8 5일째 (2016.5.19. 흐린 후 맑음) 스꾸냥산(다꾸냥봉) 산행 ⑤ 과도영에서 장평촌으로 하산하다 과도영(해발 4,347m)-산장-석판열-백탑-일월산장(3206m) 과도영에서 간편 점심을 하였다. 생각보다 식사를 못하였다. 물을 마시니, 이곳은 끓인 물이라도 그리 맑지는 못하다. 끓인 물속에 미세 돌 알맹이가 떠다닌다. 깨끗하게 보이는 물도 광물질이 녹아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실감 난다.과도영 아래로는 눈이 녹기 시작하여, 그야말로 눈물(雪水)이다. 그 아래로 내려가니 계절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계절을 단번에 넘나드는 산길이 있다니 신기하기만 하다. 가지고 온 짐이 줄었으니 말(馬)도 사람도 걸음이 가볍다. 74세 한족 산장지기와 사진촬영을 부탁했더니 ..

Ⅱ-7. 스꾸냥산(다꾸냥봉) 산행 ④ 정상 하산

동티베트 배낭여행 Ⅱ-7 5일째 (2016.5.19. 흐린 후 맑음) 스꾸냥산(다꾸냥봉) 산행 ④ 정상 하산 정상 안부(4,894m)-과도영(해발 4,347m) 다꾸냥(大姑娘)의 허락을 얻지 못하여 철수를 시작하였다. 바람이 그치기를 기다릴까 하였으나 시간이 지나면 저체온증으로 버틸 수가 없다. 로프가 없어 빙판길도 무리다. 내려올 때가 더 염려되기 때문이다. 더 이상 미련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 뒤를 돌아보니 바람이 몰아치는 구름의 움직임은 여전하였다. 아쉬움에 우리가 아침 출발시간을 너무 지체하였나 생각하였다. 무슨 소용이랴. 다 지나간 일이요, 산에서 넘침은 경계할 일이다. 급사면 하산은 더욱 조심스럽다. 조심스럽게 중심을 잡으려다가 오히려 눈구덩이에 깊게 빠져서 옆 사람이 꺼내주기도 하였다...

Ⅱ-6. 스꾸냥산(다꾸냥봉) 산행 ③ 과도영에서 정상으로

동티베트 배낭여행 Ⅱ-6 5일째 (2016.5.19. 흐린 후 맑음) 스꾸냥산(다꾸냥봉) 산행 ③ 과도영(過渡營)에서 정상으로 과도영(해발 4,347m)에서 정상 안부(4,894m)까지 잠결에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새벽 3시 반이다. 식사를 하고 움직여야 할 시간이다. 늦으면 바람이 불어 정상에 오르지도 머물지도 못한다. 온천지가 눈에 덮였다. 밤새 눈이 등산화 코 높이 보다 더 내려 철부덕철부덕 하는 발자국소리가 더욱 긴장을 가져오게 한다. 시에라컵과 숟가락을 들고 눈 덮인 마당을 지나 건너편 껌껌한 주방으로 갔다. 한 그릇을 받아 넘기니 목젖이 따뜻하다. 허기가 질까 봐 반 그릇을 더 먹었다. 랜턴이 깜빡깜빡한다. 수명을 다 한 것이다. 용의주도한 친구로부터 예비전지를 받아 불빛을 밝게 하였다..

Ⅱ-5. 스꾸냥산(다꾸냥봉) 산행 ② 노우원자에서 과도영까지

동티베트 배낭여행 Ⅱ-5 4일째 (2016.5.18. 맑은 후 눈) 스꾸냥산(다꾸냥봉) 산행 ② 노우원자(老牛園子)에서 과도영(過渡營)까지 노우원자(해발 3809m)-대해자(大海子.해발 3813m)-과도영(해발 4347m) (5.32㎞. 4시간 14분) 잠들기 전엔 무지 추웠는데 눈만 감으면 금새 잠드는 특기가 여기서도 발휘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텐트는 따뜻하였다. 순전히 사람의 체온으로 데운 열기였다. 옆 텐트 대원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텐트를 여니 성애가 툭툭 떨어진다. 기온은 차나 바람이 없다. 계곡물 흐르는 소리는 연신 들리고, 새가 숨 돌릴 틈도 없이 지저귄다. 그 놈들은 고산 증세도 없나 보다. 운동화를 신고 풀밭으로 나섰더니 발이 시리다. 두 분의 고산증세는 어제와 같다 하였다. 다음 캠프..

Ⅱ-4. 스꾸냥산(다꾸냥봉) 산행 ① 장평촌에서 노우원자까지

동티베트 배낭여행 Ⅱ-4 3일째 (2016.5.17. 맑음) 스꾸냥산(다꾸냥봉) 산행 ① 장평촌에서 노우원자(老牛園子)까지 일월산장(해발 3206m)-석판열-석조대-노우원자 (해발 3809m) (8.75㎞. 5시간 35분) 아침에 입산 문표를 끊고서 스꾸냥산 산행을 시작하였다. 도전은 값진 것, 그 에너지에 불을 붙여 산을 오른다. 산은 처음 30분이 제일 힘든 법, 고산 산행은 더욱 그렇다. 어젯밤 전기가 나가서 전기담요가 기능을 못하여 아침이 으스스하였기에 이것저것 입고 시작한 오름길은 숨을 더욱 헐떡이게 만들었다. 능선까지 이르는 동안 가뿐 숨을 몇 번씩 몰아친다. 다시 옷차림을 정리하고, 길가에 핀 두견화와 아기진달래를 구경하면서 느리게 걸었다. 짐을 실은 말들은 콧김도 내지 않고 잘도 오른다. ..

Ⅱ-3. 스꾸냥산이 있는 일륭 가는 길

동티베트 배낭여행 Ⅱ-3 2일째 (2016.5.16. 맑음) 스꾸냥산이 있는 일륭(日隆) 가는 길 스꾸냥산(四姑娘山)은 일륭에 있다. 스꾸냥산은 4개의 봉우리를 모두 이르는 말이기도 하고, 제일 높은 봉우리를 가리키기도 한다. 4개의 봉우리 중에서 맏이가 제일 낮은 다꾸냥봉(大姑娘峰. 5038m) 이고, 둘째는 얼꾸냥봉(二姑娘峰 5454m), 셋째는 산꾸냥봉(三姑娘峰 5355m), 막내가 제일 높은 야오메이봉 또는 스꾸냥봉(6250m)으로 부른다. 실제 팜플랫에는 5355, 5454, 5664, 6250으로 나와 있지만 일단 GPS로 측정한 수치이면서 그곳 주민들이 말하는 수치를 기준으로 삼으려 한다. 꾸냥(姑娘)이 아가씨란 말인데, 요마와 싸우다 희생된 네 아가씨를 산 이름으로 삼았다. 쓰촨 성에서 공..

Ⅱ-2. 청두(成都)의 아침

동티베트 배낭여행 Ⅱ-2 1-2일째 (2016.5.15~5.16. 맑음) 청두(成都)의 아침 어제저녁 청두 샹류(雙流. Shang Liu) 공항에 내려 빵차를 빌려 미리 예약한 숙소를 찾았다. 아파트에서 민박업을 하는 곳이어서 네비게이션으로 찾는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2천 년 동안 변하지 않는 이름 청두도 도시 내부는 변하고 있다. 그곳이 아파트인 것을 어찌 짐작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주소에 공우(共寓)로 되어 있는데, '공우'는 아파트란 뜻도 있다 한다. 거실을 개조하여 방으로 나누어 영업을 하는 곳이다. 3인용은 없기에 2개 침대를 붙여서 셋이서 잤다. 난방도 그러하고, 7명이 화장실 하나를 썼으니 불편함은 어쩔 수 없었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것을 다 확인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민박집 자매는 ..

Ⅱ-1. 스꾸냥산(다꾸냥봉) 산행 및 배낭여행 개요

동티베트 배낭여행 Ⅱ-1 산행 및 배낭여행 개요 - 산행지 : 스꾸냥산 다꾸냥봉(大姑娘山. 5038m) ( 위치 : 중국 쓰촨 성 소금현(小金縣)과 문천현(汶川縣) 사이 일륭진(日隆鎭) ) - 여행지 : 구채구, 루얼까이대초원, 황하구곡 제1만 - 기간 : 2016.5.15~5.23 (9일간) 5.15(일) : 인천 - 청두(成都) 5.16(월) : 이동 (청두 - 일륭 장평촌) 5.17(화)~5.19(목) : 다꾸냥봉 산행 (19.14㎞. 22시간 20분) 산행 1일 차 : 일월산장(3206m) - 노우원자(3809m) : 8.75㎞. 5시간 35분, 산행 2일 차 : 노우원자(3809m) - 대해자 - 과도영(4347m) : 5.32㎞. 4시간 14분, 산행 3일 차 : 과도영(4347m) - 정상 ..

한강을 걷는다 5. 난지도에서 행주산성까지

한강을 걷는다 5난지도에서 행주산성까지 월드컵경기장역-난지도-가양대교-방화대교-행주산성-행주산성주차장 이동거리 12㎞. 소용시간 4시간 10분. 2016.4.21. 비 후 갬  곡우에 비가 오면 백곡이 기름지다 하였다. 밤새 비가 내려 풀과 나무들 초록빛은 더 푸르다. 잠실에서 팔당으로 갔다가 돌아서서  행주산성까지 걷는 한강길 88㎞의 마무리다. 밤새 내린 비로 난지도 숲이 푸릇푸릇하다. 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흔적도 없어진 저자도가 있고, 섬이었다가 육지로 변한 잠실도와 난지도가 있다. 한강 주변에 섬이 없어지고 다리가 놓이고 ·… 사람들이 바꿔 놓는 산천의 변화는 참으로 빠르다. 난지도 끄트머리 가양대교 건너편으로 겸재 정선이 올라가 그림을 그렸던 궁산이 보인다. 겸재는 그곳에서 안산(鞍山) 산자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