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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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 / 산호 모래와 초록 바다에 눈이 부시고

우도(牛島) 산호 바다와 초록 바다에 눈이 부시고 북제주군 우도면 (2007.4.13) 성산포항-우도항-우도봉-검멀래해안-비양도-하우목동-우도항-성산포항 (배, 승용차, 도보 : 4시간) 한라산에서는 꽃향기를 맡지 못하였다. 정상은 바람이 차고 북릉에는 잔설이 남아 있다. 봄이 늦은 것이 아니고 너무 빨리 간 탓이다. 다음 날 성산포에서 배를 부려 우도로 갔다. 소가 누은 모양이라 우도라 한다. 우두봉에 올라서면 초록 벌판이 바다에 발을 담그고, 검멀래에선 기암 석벽과 동굴이 바다 물결을 모은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풍광과 멋에 취할 수 있는 곳이다. 산호모래와 초록바다에 눈이 부시고 유채꽃과 어우러진 섬 풍광은 일품이다. 역시 봄은 꽃이 있어야 제격이다. 성산포 선착장 유채꽃밭 우도 석벽 우도봉 아래 우..

한양도성 1 / 북악산길 (1)

북악산길 (1) 한양도성 139년 만에 개방 2007.4.6 와룡공원-말바위쉼터-숙정문-촛대바위-곡장-청운대-백악마루(342m)-창의문(2시간 반) 북악산은 1967년 북한 124군 특수부대가 청와대 습격시도사건 발생 후 39년 동안 막아 두었던 산이다. 북악산을 일반에 처음 개방하는 날 탐방에 참가하였다. 북악산(北岳山)은 예로 백악산(白岳山)이라 불렀다. 이번에 올라보니 산정에 새로 세운 표지석도 '백악산'이다.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삼각산이 남쪽으로 내려와 백악산이 되었다. 한양은 동서남북쪽 방향이 큰 강이고, 서쪽으로 바다의 조수와 통한다. 여러 곳 물이 모두 모이는 그 사이에 백악산이 서리고 얽혀서 온 나라 산수의 정기가 모인 곳이라 알려져 있다"라고 썼다. 무학대사가 궁성터를 정하고 난 뒤, ..

고창 고인돌 / 세계문화유산

고창 고인돌 세계문화유산 전북 고창 아산면 (2007.4.1)   2500여 년 전 청동기시대 돌무덤 고인돌을 보러 갔다. 서양의 거대 돌기념물로 피라미드나 스핑크스 오벨리스크가 있지만, 영화에서나 돌성이나 큰 건축물을 세우려고 수많은 사람들을 동원하여 세우는 장면을 보았다. 우리나라에서 대규모 고인돌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기에 산행도 할 겸 고창으로 나섰다. 세계 돌무덤은 동북아에 몰려있고, 그중 고창, 화순, 강화에 무리 지어 있어 문화사적으로도 귀중한 유산임에 틀림없다. 우리나라에 고인돌이 3만여 기가 있다고 추정하는데 이곳 고창에 440여 기가 있다고 한다. 농사를 짓던 시대에 돌무덤이 몰려있다는 것은 족장이나 가족무덤인 경우가 되겠지만 구릉지대에 이렇게 형성된 것은 취락구조가 발달되어 있었..

심우장 / 조국, 당신에게는 복종하고 싶어요

조국, 당신에게는 복종하고 싶어요 심우장(尋牛莊) (1)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동 222-1 (2007.3.30) 복종 만해 한용운 님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마는,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 자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당신에게는 복종만 하고 싶어요. 복종하고 싶은 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 달금합니다. 그것이 나의 행복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나더러 다른 사람을 복종하라면 그것만은 복종할 수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을 복종하려면 당신에게 복종할 수가 없는 까닭입니다. '님'이 조국이라면, 복종의 '당신'도 조국입니다. 당신은 목이 쉬도록 속이 타도록 조국을 그렸습니다. 당신이 부르던 노래는 늘 절절하고 애절하였으며 굳고 빛나던 맹세와 사랑이 아직도 가슴을 울립니다. 당신이 찾던 소(尋牛)가 당신 품안..

부인을 손님처럼 공경하라

'부인을 손님처럼 공경하라' 퇴계는 두 번이나 결혼하였으나 모두 사별하였다. 첫 번째 부인 허 씨는 퇴계가 21세에 결혼했는데 6년 만에 병으로 사별하였고, 3년 뒤 권씨부인과 재혼하였는데 사화를 겪은 충격으로 정신이 이상한 부인을 맞이하여 16년간 불행하게 살았어도 지극 정성으로 부인에게 대하였다. 퇴계는 평소에 처가향념(處家向念)을 제가(齊家)의 중요한 덕목으로 가르치고 몸소 실천하였다. 지금도 퇴계 가문에서는 '첫째, 부모에게 불효한 사람과는 대화를 나누지 말 것. 둘째, 처가에 향념이 없는 사람은 교제하지 말 것. 셋째, 아내를 쫓아낸 사람과는 사업을 같이 하지 말 것이라는 가규를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도 첫째부인 허 씨 무덤을 보존하고 있고, 사별 후 장모를 극진히 봉양하였다. 둘째부인 사..

수연산방 / 작가 이태준의 옛집

수연산방 / 작가 이태준의 옛집 서울 성북구 성북동 (2007.3.30) 삼선교-성북초등학교-성북2동 사무소-이태준 옛집 (걸어서 20분) 상허 이태준 작가(尙虛 李泰俊. 1904~?) 의 옛집을 찾았다. 1930년 집을 지어 광복 후 1947년 월북할 때 까지 가족과 같이 살았던 집이다. 1930년대 시에서는 정지용이, 소설에서는 이태준이 대표작가였다고 하는데, 모두 납북이나 월북한 아픔을 겪은 문학인이다. 이태준은 남쪽에서는 월북작가로 북쪽에서는 반동 작가로 어느 쪽에서도 환영을 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2004년 상허가 태어난 철원에서 민족작가들 힘으로 탄생100주년 기념식과 흉상 제막식이 있었다. 월북작가라는 이유로 주민 반대가 있었으나 설득이 되었는지 현 정부 물결의 힘인지 문학제가 열렸다. 상허..

옥순봉

옥순봉(玉筍峰) 단양군 단성면 장회리 이퇴계가 조선 명종 때 단양군수로 있으면서 빼어난 절경을 보고 단양팔경을 지정하였다. 그리고 그 모습을 단양산수기에 기록하였다. 절개있는 선비 모습을 닮은 절경 옥순봉은 희고 푸른 암벽이 비온 뒤 죽순이 솟은 것 같다하여 지은 이름인데 단양산수기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구담봉에서 여울을 거슬러 가다가 남쪽 언덕을 따라가면 절벽 아래에 이른다. 그 위에 여러 꽃봉우리가 깎은 듯이 서 있는데, 천길 바위가 죽순과 같이 높이 솟아 하늘을 버티고 있다. 그 빛이 혹은 푸르고 혹은 희어 푸른 등나무 같은 고목이 아득하게 침침하여 우러러 볼 수는 있어도 만져볼 수는 없다. 이 곳을 내가 옥순봉이라 이름지은 것은 그 모양 때문이다. 옥순봉엔 재미있는 얘기가 전해오고 있다...

죽령

죽령(竹嶺) 689m 충북 단양, 경북 영주 죽령은 경상과 충청을 가로지르는 백두대간상 큰고개 이다. 오르막길 30리요 내리막길 30리여서 차 없을 때엔 고개 넘는데도 하루가 걸렸던 곳이다. 옛날 중앙선 보통열차를 타고 죽령굴을 들어가면 히뿌연 형광등 불빛이 가물가물 하였고, 디젤기관차에서 나오는 연기가 차안에 자욱하여 코를 막으며 숨을 못 쉴 정도였다. 열차가 죽령역에 서면 철로가에 숨어있던 근처 사람들이 창문새로 짚으로 묶은 찐옥수수를 팔았었다. 요즈음은 중앙고속도로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다는 자동차굴(4.5㎞)이 뚫려 잠깐이면 지날 수 있으니 격세지감이 있다. 죽령은 옛부터 문경새재와 추풍령과 함께 영남과 호서를 잇는 관문이었다. 과거보는 사람에게 죽령은 주르륵 미끄러지고, 추풍령은 추풍낙엽과 같이..